고창 명사십리 해안서 자동차 주행 행사…환경단체 “즉각 중단해야”

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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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7. 오후 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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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군의 대죽도 주변의 모래 갯벌.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등재추진단 제공

전북 고창군이 진행하고 있는 ‘2025 세계유산축전 고창 고인돌·갯벌’과 관련해 환경단체가 생태 훼손을 우려하며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고창군은 지난 2일부터 오는 22일까지 고인돌과 갯벌의 가치를 알리는 세계유산축전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자연유산축전 부대 행사 중 하나가 고창의 갯벌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 행사는 사륜구동 차량 150여 대가 모여 모래사장을 달리고 또 캠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17일 성명을 내고 “명사십리 해변은 세계자연유산 구역인 고창갯벌과 지질적, 생태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곳”이라며 “이런 해안가에서 대형 사륜구동 차량이 모여 캠핑을 하고 모래사장을 달린다면 지형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명사십리 해안은 지형 변화와 퇴적 환경 연구에 중요한 학술 가치를 지니고 멸종위기종 조류들이 서식해 그 생태적 역할이 매우 크다”며 “이런 곳에서는 빼어난 해안 경관과 갯벌에 기반을 둔 휴양과 체험 중심의 지속 가능한 관광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고창갯벌과 인접한 축제 장소.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환경연합은 “행사 장소인 동호해수욕장부터 구시포 구간의 명사십리 해안은 비록 행정적으로 세계자연유산구역(고창갯벌)의 경계선 밖에 위치하더라도, 고창갯벌과 지질적·생태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하나의 권역”이라며 “자연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지정된 완충 구역과 동일하게 관리해야 할 인접 구역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연합은 또 “해양관광 활성화라는 미명 아래 세계자연유산의 인접 구역을 훼손하고, 보전 가치를 부정하는 행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고창갯벌 생태계 보전과 지역사회 발전이 공존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개발과 이용을 담은 정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고창군은 설명자료를 내고 “오버랜딩 행사는 갯벌 생태계를 훼손하거나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 행사 기획 전반에 걸쳐 자연 훼손을 방지하고, 지역 공동체와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설계됐다”며 “고창의 아름다운 자연유산을 전국적으로 알리고,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친환경형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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