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반대하면 빨갱이 찍힐 위험”
영국 언론 이코노미스트 기자가 한국사 강사 출신 극우 유튜버 전한길씨와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매체의 정치 성향을 의심받았다고 밝혀 이목을 끌고 있다.
노아 슈나이더 이코노미스트 동아시아 지국장은 지난 3일(현지시각) 보도된 “대립하는 두 역사 인플루언서가 한국의 양극화된 정치 상황을 설명하는 방식’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올해 봄 전씨의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을 당시 전씨 쪽이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 하는 것에 확신이 없다. 사람들은 당신이 좌익(leftist)이라고 한다. 우리는 우파라는 걸 아시잖아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인터뷰에 배석한 윤경민 전한길뉴스 편집인이 한 얘기였다. 전씨와 어렸을 적부터 알고 지냈다는 윤씨는 전씨의 매니저 역할을 겸하고 있다고 한다.
슈나이더 지국장은 “10년 넘게 이코노미스트에서 기사를 쓰면서 매체가 여러 가지로 비난받는 것을 들어왔지만, 사회주의라는 의심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적었다. 실제로 자유주의 성향인 이코노미스트는 좌파 또는 우파 매체로 단일하게 규정되지 않는다. 슈나이더 지국장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분열상이 너무 커서 비상계엄을 정당화하지 않는 좌파는 누구든 빨갱이로 낙인찍힐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한길 “코미디언 젤렌스키 대통령 됐는데 강사도…”
이코노미스트는 전씨가 앞서 ‘전한길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꼽은 외신 가운데 하나다. 전씨는 지난 6월6일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전한길을 건드리면 즉시 트럼프 행정부에 알릴 것”이라며 “내 뒤에는 미국,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요미우리티브이(TV), 산케이 신문,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있다”고 말했다. 전씨가 이코노미스트를 콕 집어 ‘뒷배’로 언급한 배경에는 앞서 진행한 인터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코노미스트 보도는 진보 성향인 황현필 역사바로잡기연구소장과 전씨의 대비되는 발차취를 다룬 내용이었다. 한국사 강사 출신인 두 역사 전문가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위법·위헌적 12·3 내란사태로 대표되는 한국 사회의 혼란상을 짚겠다는 취지였다.
한편 전씨는 인터뷰에서 “영화배우 레이건이 미국 대통령이 되고, 젤렌스키는 코미디언이었지만 지금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이지 않느냐”며 “유명 역사 강사가 정치인이 되면 어떨까”라는 말도 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전씨가 정치적 야망을 부인했지만, 때때로 그렇지 않은 속내를 내비쳤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