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차기 총리 유력 주자인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17일 야스쿠니신사 가을 정기 대체에 참배하지 않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교도통신 등은 이날 “다카이치 총재가 17∼19일까지 열리는 야스쿠니신사 가을 정기 대제 기간에 참배를 보류한다는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4일 자민당 총재에 선출된 다카이치 총재는 그동안 해마다 태평양 전쟁 패전일인 8월15일과 봄·가을 정기 대제 기간에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해왔다.
다카이치 총재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 뒤를 이을 차기 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다. 하지만 태평양 전쟁 에이(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참배를 당연시해온 터라, 그가 총리에 취임한 뒤에 이 문제가 한국이나 중국 등 주변국과 갈등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일본 언론들은 다카이치 총재가 국회의원이나 정부 각료 신분이던 때와 달라진 위치를 고려한 판단이라 풀이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재가 자민당 총재로서 참배할 경우,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 반발을 부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외교 문제로 확산하는 걸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 이시바 시게루’ 명의로 ‘마사카키’(상록수의 일종인 비쭈기나무)로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 말을 따, 이시바 총리가 공물 봉납 외에 가을 대제 기간 참배할 예정은 없다고 보도했다. 다만 초당파 의원 연맹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은 이번에도 참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도쿄/홍석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