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러시아 정상회담…시리아 내 군사기지·아사드 송환 논의한 듯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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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6. 오후 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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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아흐메드 샤라아 시리아 임시대통령(오른쪽)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아흐메드 샤라아 시리아 임시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열렸다. 두 정상은 시리아 내 러시아군 기지와 바샤르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의 송환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아에프페(AFP)와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시각) 샤라아 대통령이 이날 모스크바에서 두 시간 반가량 열린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와 우리를 이어주는 양자 관계와 공동의 이익이 존재하며, 우리는 체결된 모든 협정을 존중한다”며 “시리아의 독립성과 주권, 영토적 통합, 그리고 안보의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 양국 관계의 성격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정립하려 한다”고 밝혔다.

사랴아 대통령의 발언은 시리아가 자국 내 두 주요 군사 기지가 안전하다는 신호를 러시아에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시리아에는 러시아군이 주둔하는 타르투스 해군기지와 흐메이밈 공군기지가 있다. 러시아와 가까웠던 아사드 정권이 축출되면서 이들 군사기지의 입지도 불확실해졌다. 샤라아 정부가 오랜 내전으로 파괴된 경제를 재건하는데 필요한 지원을 받기 위해 서방에 우호적인 대외 정책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화 중에 어떤 식으로든 (군사기지 문제가) 제기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샤라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아사드 전 대통령을 포함한 아사드 정권 주요 인물 인도를 요청할 것이라고 아에프페에 밝혔다. 2000년에 29년간 통치해온 아버지로부터 대통령직을 물려받은 아사드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4년간의 내전 끝에 패배하자 가족들과 함께 러시아로 망명해, 현재 모스크바에 거주 중이다. 시리아 과도정부는 내전 시기 학살과 성폭력, 고문 등을 자행한 혐의로 아사드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기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러시아가 아사드를 시리아로 송환할 가능성은 작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시리아에서 비무장지대 확대를 요구하는 이스라엘의 군사적 압력에 맞서기 위해 시리아가 러시아의 지지를 요청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샤라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보증 역할로 러시아 군사 경찰 재배치를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샤라아 대통령은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 온 러시아와 불편한 관계였다. 2015년 시리아 내전 중에 러시아 전투기가 샤라아가 이끄는 무장단체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하이아트)이 장악한 북서부 이들립 지역을 집중 공습한 바 있다. 2019년 말에는 아사드 정부군이 이들립 탈환 작전을 벌이자 러시아도 수백 차례 공습으로 지원했다. 2020년엔 하이아트를 공식 테러 조직 명단에 올리기도 했다 .

회담 후 러시아는 시리아 유전 개발과 재건에 참여할 준비가 됐다고 발표했다. 시리아는 러시아의 밀과 의약품 제공에 관심 두고 있다며 양국 정부간 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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