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경력 취재기자에 “진짜 복수를 해야지 안 되겠네”
YTN 노조 “김건희의 치졸한 복수극 파헤쳐 엄벌해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대 대선 직전 자신의 ‘허위 경력’ 의혹 등을 취재하던 와이티엔(YTN) 기자에게 “그러면 나도 한번 다 파볼까” “진짜 나도 복수를 해야지 안 되겠네”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이 14일 국정감사장에서 공개됐다. 이에 여당과 와이티엔 노조 쪽에선 윤 정부가 ‘준공영 방송’이던 와이티엔을 민간에 매각하는 과정에 ‘사적 복수심’이 작용한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진행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정부에서) 멀쩡하던 와이티엔을 왜 팔아넘겼을까. 김건희의 복수심 때문이라는 의문이 그동안 계속 제기돼 왔다. 그 출발은 김건희의 허위 이력에 관한 2021년 12월 와이티엔의 보도였다”며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노 의원은 김 여사 목소리가 담긴 녹취 파일을 영상 형태로 편집 제작해 공개했는데, ‘2021년 12월13일 와이티엔 취재 녹음’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녹취 파일을 들으면, 김 여사는 취재기자와 전화통화를 하던 중 “말꼬리 잡고 늘어지지 마시고요” “내가 이래서 기자들을 못 믿는 거야” “이 기자는 완전히 그냥 악의적으로만 쓰려고 노력하시는 분이네” “나한테 지금 협박하시는 거예요?”라며 감정적으로 반응했다. 또 취재기자를 상대로 “내가 공무원입니까 공인입니까. 그런데 내가 그렇게까지 검증받아야 해요?” “그러면 나도 한번 다 파볼까, 잘못 기재한 거 없나” “조금 이력서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낸 거고, 이걸 무슨 범죄나 뭐 굉장히 부도덕한 그걸로 몰면 안 되죠”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와이티엔은 김 여사와의 전화통화 다음날인 2021년 12월14일 ‘김건희 단독 인터뷰…교수 지원서에 ‘허위 경력’·수상 경력도 거짓’ 제목의 단독 기사를 내보냈다. 이후 허위 경력 논란이 점차 커지자 김 여사는 같은 달 26일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었다”며 대국민 사과를 내놓았다.
노 의원은 “이때 (김 여사가) 이미 복수를 다짐했고 권력을 쥐고 실행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와이티엔의 사영화, 와이티엔을 팔아넘긴 본질은 사적인 복수심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때 한전케이디엔(KDN) 등이 갖고 있던 와이티엔의 공기업 지분은 유진그룹 쪽에 매각됐는데, 이 과정에서 강제 민영화 논란이 일었다.
전국언론노조 와이티엔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와이티엔 사영화는 김건희 허위 경력 보도에 대한 보복이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노조는 와이티엔 강제 매각을 둘러싼 각종 로비 의혹과 불법 행위에 대해 이미 지난달 김건희 특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제 특검이 나서서 철저한 수사로 김건희가 벌인 치졸한 복수극의 전말을 파헤치고 책임자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