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공명당, ‘야당 총리 선출’ 가능성 언급…자민당 다카이치 ‘벼랑’

홍석재 기자
입력
수정 2025.10.14. 오후 12:46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자민당과 ‘연립 결별’ 공명당 대표 “총리 지명 선거 때 야당 후보 지지할 수도”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가 지난 7월 길거리 유세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

일본 연립여당에서 이탈한 공명당에서 ‘야당 총리 지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집권 자민당으로 정권 탈환을 노리는 야당에 또하나의 선택지가 열리게 됐다. 코너에 몰린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는 당내 경쟁자들에게 손을 내밀며 내부 단속에 나서고 있다.

14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최근 자민당과 ‘연립 결별’을 선언한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가 다가오는 신임 총리 지명 선거 때 야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 “가능성 가운데 하나”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사이토 대표는 하루 전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최종적으로는 당에서 논의해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국회의원 투표로 신임 총리를 선출하는데, 이때 각 당 대표들이 총리 후보로 투표 대상이 되는 게 관례다. 정당간 연립이 이뤄지면, 특정 당 대표에게 의원 표를 몰아주게 된다.

지난 10일 26년만에 자민당과 연립을 깬 사이토 대표는 이후 ‘당과 상의하지 않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다른 야당 대표에게 투표하는 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이날 미묘한 태도 변화를 보인 것이다.

정치권 기류가 급변하는 가운데 야당 쪽에선 긴박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제 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차기 총리 지명선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협상 상대인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과 간사장급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날 협상에서 핵심 쟁점이 정리되면, 당 대표들이 조만간 직접 협상장에 나서 담판을 지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총리 선출 권한을 가진 중의원(하원·전체 465석)에서 자민당은 의석은 과반에 한참 못 미치는 196석이다. 중의원에서 입헌민주당(148석), 일본유신회(35석), 국민민주당(27석)이 210석을 가진 만큼 뜻이 맞으면 정권교체가 현실화할 수 있다.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가 야권 단일화 후보로 거론한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도 회담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총리가 될 각오는 돼 있다”며 “(후보 단일화를 위해) 다른 당과 기본 정책이 일치해야 하는 점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마키 대표는 특히 입헌민주당을 향해 현행 안보 관련법 위헌 주장 철회와 원자력발전의 적극적 활용에 대해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그는 “입헌민주당이 (진보부터 보수까지) 여러 의견의 의원을 안고 가고 있어 기본 정책을 모호하게 유지하고 있다”며 “그렇게 해서는 자민당을 대체하는 정당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그는 “앞으로 정계 개편이 필요하며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민당 1강 시대가 끝나고 다당제로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벼랑 끝에 몰리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는 당내 경쟁자였던 유력 정치인들에게 손을 내밀며 일단 결속을 다지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여러 자민당 관계자들 말을 따 “다카이치 총재가 새 자민당 정부를 꾸릴 경우,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을 방위상에 임명하고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을 총무상에 기용하기 위해 조정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카이치와 지난 총재 선거에서 경쟁한 바 있다. 신문은 “”이들을 새 정부의 요직 배치를 추진해 자민당이 하나로 뭉치는 구도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짚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세계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