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간첩 선거 개입’ 오보 끝은?…스카이데일리 폐간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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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01. 오후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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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허위 보도로 신뢰도 급전직하
스카이데일리 누리집 갈무리

‘중국 간첩이 한국 선거에 개입했다’ 등의 허위 사실을 보도한 매체가 폐간된다.

민경두 스카이데일리 대표는 최근 내부 공지를 통해 “회사 안팎의 어려움이 가중돼 회사를 더 이상 운영하기 어렵게 됐다”며 법인 청산 계획을 밝혔다. 신문 발행→인터넷 서비스(누리집) 순으로 사업을 중단할 계획으로, 세부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1일 스카이데일리 누리집에는 이날 작성된 기사들이 올라와 있다.

스카이데일리 폐간은 지난해 12·3 내란사태 이후 이어 온 극우 성향 허위 보도들로 매체 신뢰도가 급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체를 궁지로 몰아넣은 결정적 보도는 지난 1월17일치 신문에 실린 “국내 체포 중 간첩 99명 ‘한·미 부정선거 개입’”이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이 보도는 비상계엄 당일 한국 계엄군이 주한미군과 함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을 급습해 중국 국적자 99명을 체포했으며, 이들을 평택항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로 압송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헌·위법적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기 위해 핵심 논거로 쓴 부정선거 음모론에 힘을 싣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 쪽 변호인은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서 이 보도를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한미군은 이 보도가 ‘사실무근’이라고 부정했고, 취재원인 안병희(42)씨는 자신을 미군 예비역이자 미 중앙정보국(CIA) 블랙요원이라고 주장했지만 모두 거짓이었다.

‘완벽한 오보’로 드러난 해당 기사를 작성한 허겸 기자와, 당시 보도를 주도한 조정진 전 대표는 허위 기사를 게재한 혐의(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지난 7월10일 검찰에 넘겨졌다.

스카이데일리 누리집 갈무리

언론계 안팎에선 해당 기사를 기점으로 스카이데일리의 허위 보도 행태가 임계치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2011년 경제 전문 온라인 매체로 창간한 스카이데일리는 조 전 대표가 취임한 2022년 이후 극단적 성향을 띄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4년 초 ‘5·18은 김대중 세력과 북한이 주도한 내란’이라는 허위 주장을 머릿기사로 실은 40면짜리 ‘5·18 특별판’을 발행한 데 이어, 1월10일치 1면에 사고를 내어 이 특별판을 꾸준히 업데이트해서 1천만부를 실비로 보급하는 캠페인 추진 계획까지 밝혔다. 이 특별판은 지난 2월15일 극우 성향 보수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연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현장에서도 배포돼 거센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4월 스카이데일리 창업주인 민 대표가 복귀한 뒤 매체는 논란이 된 보도들을 허위라 인정하고 사과했으나 기울어진 사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등 언론자율규제기구로부터 중징계가 이어졌고,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9월22일 스카이데일리를 회원사에서 제명했다.

민 대표는 “5·18 북한군 개입설과 중국 간첩단 기사는 마치 거대한 쓰나미처럼 덮쳐 와 그동안 온몸으로 막아봤지만 중과부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안에서의 온갖 저항을 거친 끝에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밖에서는 여전히 압살에 가까울 정도의 거센 비난과 비판 여론이 들끓어 매출이 수직으로 하락해 왔다”며 “그동안 증자를 거듭하며 사실상 부도상태를 끌어왔지만 제 개인의 힘으로는 한계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민 대표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허위 보도를 주도한 주역들은 스카이데일리에서 모두 퇴사한 상황이다. 허 기자는 극우 성향 매체를 창간했고, 조 전 대표도 극우 성향 매체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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