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의 머리냐, 용의 꼬리냐.’ 고입을 고민할 때 학부모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키워드입니다. 특목·자사고 등에 가서 하위권을 하는 ‘용의 꼬리’와 일반고에서 1등급을 하는 ‘뱀의 머리’ 중에 고민하는 것이죠. 숫자는 일반고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전국 고교 2400여 곳 중 약 1700곳에 달하죠. 반면 상위권 대학 진학률은 낮습니다. 올해 서울대에 합격한 신입생 10명 중 4명이 특목·자사고와 영재학교 출신이었죠. 해당 학교 수는 전체 고교 중 5.7%(97곳)에 불과한데, 서울대 신입생의 40%를 차지한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일반고를 바라보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고교학점제와 대입 개편 등으로 내신에서 1등급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졌거든요. 일반고에 가면 상대적으로 쉽게 1등급을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거죠. 정말 그럴까요? 일반고에 진학하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게 더 수월할까요? 밀레니얼 양육자를 위한 더중플 시리즈 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가 특별기획 ‘고입 전략 대해부’를 통해 답을 찾아봤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일반고도 내신 1등급 경쟁은 피 터진다.”
강상식 분당미래탐구 총괄원장은 “일반고에 간다고 무조건 내신 1등급을 받는 건 아니다”며 이렇게 말했다. 평준화 지역 일반고는 소위 ‘뺑뺑이’라 불리는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학생을 배정한다. 그렇다 보니 학생 수준이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상위권 경쟁은 절대 녹록지 않다. 입시 코칭 플랫폼 맘스코치에서 ‘샤인’으로 활동하는 윤미희(49·가명·경기 화성)씨도 “딸(22)이 외대부고에 도전했다가 떨어져 집 근처 일반고로 갔는데, 자사고에 떨어져서 온 학생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아이가 일반고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확인하려면 학교별로 최상위권 수를 가늠해 보면 된다. 강 원장은 “서울대 합격자의 2~3배를 최상위권 인원으로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예컨대 매년 20~30명을 서울대에 보내는 자사고라면 최상위권이 40~90명 정도 있단 얘기다. 서울대를 1~2명 보내는 비학군지 일반고에도 최상위권이 2~6명 정도는 있는 셈이다.
학생 규모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학생 수가 많을수록 내신 성적 받기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 이후 내신 등급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완화됐지만, 여전히 상대평가다. 5등급제 기준으로 전교생이 100명인 곳에서는 1등급(10%)이 10명이다. 하지만 300명인 곳에서는 1등급이 30명으로 늘어난다. 학생 수가 적은 학교일수록 과목 개설도 불리하다. 의·약학 계열에 진학하려면 미적분Ⅱ·물리학Ⅱ 같은 고급 심화 과목을 수강해야 하는데, 학생 수요가 없으면 개설하기 어렵다.
경기 파주 운정고 학생들이 지난달 정규 수업 시간을 마치고 야간자율학습(야자)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일반고는 야자를 시행하지 않지만 운정고는 70~80%가 야자에 참여해 자기주도학습을 한다. 전민규 기자
최근 중학생 사이에선 규모가 큰 일반고를 찾아 이동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중3·중1 남매를 키우는 이지연(45·가명·서울 강동)씨는 “올해 강남에서 큰아이가 다니는 학교로 전학 온 학생이 여러 명 있다”고 전했다. 강동에는 전교생이 1000명을 넘는 일반고가 두 곳 있다. 이춘희 교육 컨설턴트도 “경기 대표 학군지인 성남 분당에서도 학생 수가 많은 용인 수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했다.
대입에 유리한 수시형 일반고인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일반고라고 다 같은 일반고가 아니다. 자율형공립고(자공고)·과학중점학교처럼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2023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배출 고교 상위 100곳 중 수시 실적이 좋은 일반고는 대부분 이런 학교였다. 운정고(경기 파주), 용산고(서울 용산), 동화고(경기 남양주), 한영고(서울 강동), 대전고(대전 중구), 예일여고(서울 은평구) 등이 수시로 4명 이상을 합격시켰다.
이중 운정고·대전고는 자공고로, 교육과정 운영에 자율성을 갖는다. 전국에 102곳 있다. 특히 운정고는 고교학점제에 대비해 4년 전부터 ‘학생부 컨설팅단’도 운영 중이다. 노하우가 쌓이다 보니 올해는 내신 3등급대 학생이 수시 학종으로 서울대 건축학과에 합격했다. 용산고·예일여고는 과학중점학교로 전국에 167곳 있다. 이과 성향 학생을 위해 수학·과학 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학중점학교 진학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유가 뭘까? 또 특목·자사고 못지않은 대입 실적으로 ‘갓반고(GOD+일반고)’라고 불린 학교들은 달라진 입시에서도 경쟁력이 있을까? 일반고에 보낼 때 또 살펴봐야 할 건 뭘까? hello! Parents 특별기획 ‘고입 전략 대해부’ 6회에서는 일반고 특징과 진학 전략을 소개한다.
☞내신 3등급도 서울대 보냈다…‘전국 102곳’ 그 일반고 공통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0895
hello! Parents 특별기획 고입 전략 대해부
①전사고? 광사고? 중등땐 늦는다…대학 좌우하는 고교 선택 고교학점제 도입과 함께 2028학년도 대입이 개편되면서 고교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똑같은 실력을 갖췄어도 어떤 고등학교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대입 결과가 달라진다. 아이에게 맞는 고교를 찾는 게 대입 성공의 열쇠가 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고교를 선택할 때 세 가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교가 미는 대입 전형과 학원 접근성, 그리고 ‘아이의 3성’이다. 3성이 대체 뭘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8541
②“의대 못 간다? 갈 놈은 간다” 영재·과학고 입결에 숨은 비밀 “영재·과학고 입학하면 최소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서성한)는 간다.” 취재 결과 세간의 소문은 사실이었다. 대입에서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나 이스트(KAIST·GIST·DGIST·UNIST) 계열이 마지노선”이라는 것이다. 최근 5년간 의·약학 계열 지원 시 불이익으로 경쟁률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입시 결과는 되려 상승세였다. 이유가 뭘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8828
③SKY 가려면 과학고? 외고? 대치맘은 ‘전사고’ 보낸다 “전국단위자율형사립고(전사고)를 목표로 공부시키세요.” hello! Parents가 ‘고입 전략 대해부’를 취재하면서 만난 입시 전문가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전사고가 뭔지는 몰라도, 외대부고·하나고·상산고 같은 학교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서울대·의대 많이 보내는 학교로 자주 회자되는 곳들이다. 왜 전문가들은 콕 집어 전사고를 추천하는 걸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9580
④문과? 이과? 잘 모르겠다면…18년차 컨설턴트 단칼 구별법 최영득 대치명인 MI고입컨설팅센터 소장은 “대입과 달리 고입에서는 용의 꼬리보다 ‘뱀의 머리’가 되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남들 좋다는 학교에 합격하는 것보다 가서 잘할 수 있는 학교를 고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려면 아이가 문과형인지 이과형인지, 수시형인지 정시형인지 빨리 파악해야 한다. 아이와 맞는 학교를 어떻게 골라낼 수 있을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1517
전민희·박소영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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