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대체재? 규제 비켜간 오피스텔, 줄줄이 신고가

정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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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4. 오후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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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양천구의 현대하이페리온 오피스텔(전용 102.36㎡)은 신고가인 21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이전 최고가보다 4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같은달 4일 강남구 타워팰리스 오피스텔(전용 75㎡)도 이전 최고가보다 6000만원 오른 2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타워팰리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오피스텔 대형면적은 아파트와 거주하기엔 큰 차이가 없어 인기가 있다”고 전했다.
얼어붙었던 서울 오피스텔 시장이 다시 불붙을 조짐이다. 아파트값 상승의 풍선효과가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있는 오피스텔 시장으로 번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은 953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326건)보다 14.5%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으론 2022년(1만3054건) 이후 최대다. 9월 거래 신고 기간이 아직 남아 있어 올해 거래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가격도 오름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전달보다 0.13% 오르며 8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매매 평균가격은 3억392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가량 올랐다. 인천과 경기를 비롯한 다른 지역은 모두 하락하는 가운데 서울만 나홀로 상승세다.
김주원 기자

올해 급등한 서울 아파트값에 부담을 느끼는 실수요층 일부가 아파트와 구조가 비슷한 오피스텔 대형면적(85㎡ 초과)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오피스텔은 시장은 원래 소형면적 위주로 월세 투자를 하는 수요층이 주류였는데, 최근에는 투자보다 가족단위로도 실거주를 할 수 있는 대형 면적 수요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실제 가격도 대형면적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달 수도권 오피스텔 대형면적 평균가격은 전달보다 0.44% 오른 반면, 중대형(60㎡ 초과 85㎡ 이하) 이하 면적은 모두 하락했다.

각종 부동산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오피스텔은 주택법상 ‘준주택’으로 분류돼 6ㆍ27 규제로 인한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실거주 의무 등도 없어 갭투자도 가능하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예를 들어 타워팰리스 아파트를 구매하려면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 밖에 못 받지만, 같은 단지 안의 오피스텔을 매수할 경우 오피스텔담보대출을 소득에 따라서 10억원 이상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14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연립·오피스텔) 모습. 연합뉴스
아파트·오피스텔 공급 급감…상승세 이어지나
서울에선 아파트와 함께 오피스텔 공급도 감소하고 있어,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2013년 1만4113가구에서 지난해 5800가구로 58.9%줄었다. 올해는 3797가구, 내년엔 1417가구로 전망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땅값이 너무 올라 상업지역에 오피스텔을 지을 곳이 없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일으키기도 쉽지 않다”며 “그런데 공급 물량이 급감하니 희소가치가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오피스텔은 아파트 만큼 되팔기 어려운 점 등을 유의해서 매입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위원은 “수요가 있는 주요 업무 지구와 주거 선호 지역 등에선 오피스텔이 아파트의 대체제가 돼 가격이 오를 수는 있지만, 이를 전체 오피스텔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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