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서울 집값 4.8%↑…한은 “6·27 효과 제한적”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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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09.25. 오후 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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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6·27 대출 규제가 과거 정부의 주요 부동산 대책과 비교해 효과가 제한적이란 진단을 내놨다. 고강도로 대출을 조였지만 서울 집값은 다시 오르고 있고, 상승세가 외곽 지역으로 번지고 있어서다. 집값 안정을 중요 지표로 보는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설 여지가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안정 상황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정연수 금융시스템분석부장, 최병오 금융기관분석부장, 장정수 금융안정국장, 임광규 금융안정기획부장, 김정호 안정총괄팀장.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6ㆍ27대책 이후 가계대출 증가 폭(전월 대비)은 7월 2조3000억원으로 줄었다가, 8월에 다시 4조7000억원으로 불었다. 이는 5~6월 급증한 주택 거래가 시차를 두고 반영된 영향이다. 올 2분기 기준 소득 대비 가계 빚 비율은 전 분기(141.1%)보다 0.5%포인트 상승한 141.6%로 추정된다.

집값 오름 폭도 커졌다. 서울 아파트값은 7월 들어 상승 폭이 다소 둔화(1.1%)했지만, 8월에 4.8%로 커졌다. 다만 거래량은 위축됐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월 1만2131건에서 7월 4362건으로 64% 급감했다.

장정수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6·27대책 발표 직전에 비해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폭은 축소되고 거래량도 줄어들었으나, 가격 상승 폭 둔화 정도는 과거 대책에 비해 제한적”이라며 “주택가격상승 기대 심리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실제 과거 부동산 대책과 비교하면 약발이 떨어졌다. 한은은 이번 대책의 효과를 ▶2017년 8월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2018년 9월 주택시장 안정 대책 ▶2019년 12월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2020년 6월 주택시장 안정 관리방안 ▶2024년 8월 가계부채 관리방안 등과 비교했다.

과거엔 부동산 대책 발표 후 10주가 지난 시점에 서울 지역의 주간매매가격 상승률은 평균 0.03%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6ㆍ27대책 이후에는 여전히 0.1%에 근접한 수준이었다.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CSI)도 112로 두 달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집값이 오를 거라 보는 심리가 더 크다는 의미다.

장 국장은 “가을 이사철 수요라든지, 규제지역이 추가 지정될 수 있다는 예상에 따른 선 구매 수요 등이 작용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경민 기자
한은은 서울 외곽 지역으로 집값 상승이 번지고 있는 현상도 주목했다. 9월 셋째 주 기준 노원ㆍ도봉ㆍ강북구가 0.04%, 금천ㆍ관악ㆍ구로구는 0.06%(이상 전주 대비) 오른 걸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은 6·27 대책이 나오기 전인 지난 5월과 비슷한데, 당시에는 강남3구 등 주요 지역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최근에는 노원·도봉·강북, 금천·관악·구로 등 외곽 지역이 상승 전환하며 평균을 끌어올렸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그간 집값의 '추세적 안정'을 강조해온 한은으로선 금리를 낮출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금융 상황 점검을 주관한 신성환 금통위원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만큼 긴밀한 정책 공조를 통해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당분간 거시건전성 정책의 강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날 황건일 금통위원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당장 금리를 결정하라면 개인적으로는 금융 안정에 더 초점을 두고 싶다”며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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