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YS가 세계화 외칠 때 첫선
영유는 비싸기로 악명 높다. 교육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월평균 교습비는 175만원(방과 후 과정과 급식·교통비 포함)이다. 이는 사립 유치원(15만9388원)의 11배, 국공립 유치원(7632원)의 229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영유 교습비를 연간으로 계산하면 2100만원으로, 올해 의대 평균 등록금 999만원보다 2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영유는 철저한 정보 비대칭 시장이다. 전화로 상담 문의를 하고 연락처를 남겨두면 입학 시즌에 맞춰 등록 안내 문자가 발송되는 식이다. 그다음은 입금 전쟁이다. 예를 들어 11월 20일 오전 9시가 입금 시간이라고 하면 0.1초 만에 정원이 차버리기 때문이다.
학습 방식따라 놀이식·학습식 구분
영유는 학습 방식에 따라 ‘놀이식’과 ‘학습식’으로 나뉘는데 최근에는 ‘학습식’이 각광받는 추세다. 6세 딸을 키우는 최은수(가명·38·서울 양천구)씨는 “집이 목동이라 주위에서 다들 영유를 보내는 것을 보고 5세 2학기 때 부랴부랴 보내느라 잘 몰랐는데 알고 보니 놀이식 영유였다. 커리큘럼이 너무 체계가 없어서 결국 6세 때 학습식으로 옮겼다”고 털어놨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전국 영유 847곳 중 17%에 해당하는 144곳에서 레벨 테스트를 실시했다. 학원별로 차이는 있지만 알파벳을 다 익혔는지, 단어가 가진 소리와 발음을 배우는 파닉스를 이해하는지 묻는다.
6세 딸을 키우는 장민주(가명·39·서울 송파구)씨는 “남편이 연수를 가게 돼 미국에서 1년간 유치원을 다니고 왔는데도 학습식에서는 쓰기가 안 된다고 받아줄 수 없다고 하더라”고 했다.
레벨 테스트 시기를 놓쳐서 아쉬워하는 경우도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키우는 김소진(가명·40·서울 강동구)씨는 “아이가 6세 때는 레테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해서 포기하고 영유 애프터(유치원 끝나고 영유에 보내는 것)를 보냈다. 1년이 지나서 7세 반에 보내려고 하니 실력 차이가 제법 나서 결국 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다시 돌아간다면 처음부터 영유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