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 파동’ 무죄 확정 28년 만에 명예 회복 시도
면 우지로 튀기고 우골 액상스프로 깊은 국물 맛
삼양식품은 다음달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열고 ‘삼양라면 1963’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이름은 국내 최초 라면인 ‘삼양라면’이 출시된 1963년을 기념하기 위함이다. 이번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면을 우지로 튀긴 점이다. 우지로 튀긴 라면은 고소하고 진한 풍미가 특징으로 1980년대 삼양라면의 맛을 기억하는 소비자 사이에서 재출시 요청이 꾸준히 있었다.
‘삼양라면 1963’은 기존 제품보다 한 단계 높은 프리미엄 라인으로 출시된다. 우골(소뼈)로 만든 ‘별첨 액상 스프’를 넣어 국물의 깊은 맛을 살렸다. 가격은 농심의 ‘신라면 블랙’과 비슷한 개당 1500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삼양식품이 다시 우지 사용을 결정한 것은 소비자 인식 변화가 컸기 때문이다. 한때 건강에 해롭다고 여겨졌던 우지의 포화지방산 함량(43%)이 라면에 주로 쓰이는 팜유(50%)보다 낮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부정적 인식이 완화됐다.
1989년 ‘우지 파동’ 당시 삼양식품은 비위생적 기름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1995년 고등법원에서 무죄 판결, 1997년 대법원 확정으로 사건은 종결됐다. 그러나 이미지 훼손에 큰 타격을 입어 삼양식품은 이후 모든 제품에 팜유만 사용해 왔다.
삼양식품은 이번 신제품을 통해 불닭볶음면으로 일군 ‘제2 전성기’의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불닭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되찾은 삼양식품이 과거의 트라우마를 상징적으로 극복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