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빛·전류 민감
중국은 지난 10월 9일, 총 6건의 문서를 통해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를 공식화했다. 희토류 17종 가운데 기존 통제 대상이던 7종을 12종으로 확대했다. 중국산 희토류나 관련 기술을 이용해 생산된 해외 제품까지 규제 범위에 포함시켰다. 앞으로는 제품 내 중국산 희토류 비중이 0.1% 이상이거나, 중국의 채굴·정련·분리 기술이 사용된 경우, 해외 기업이라도 중국 정부 사전 수출허가를 받아야 한다. 새 규정은 오는 12월 1일부터 발효된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중국 내에서 해외로 반출되는 희토류만 관리하던 기존 체계를 넘어선다. 미국이 반도체 제재에 활용해온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사실상 역으로 적용한 첫 사례다. 또, 중국은 희토류의 군사적 용도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군사용이 아니더라도 최첨단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희토류에 대해 개별 심사제를 적용한다. 이는 명목상 자원관리 조치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 기술 봉쇄·고율 관세에 대한 맞불 조치로 해석된다.
희토류는 문자 그대로 ‘희귀한 흙’이란 의미다. 첨단산업에서 갖는 위상은 절대적이다.
희토류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희귀해서’가 아니다. 원소 주기율표 원자번호 57번에서 71번까지인 란타넘(La), 세륨(Ce), 프라세오디뮴(Pr), 네오디뮴(Nd) 등 ‘란타넘족’ 원소 15개에 스칸듐(Sc), 이트륨(Y)을 더한 17개 원소가 희토류다. ‘란타넘족’은 모두 란타넘(La)으로 시작해 루테튬(Lu)까지 이어지는 원소로, ‘란타넘 계열’이란 뜻에서 란타넘족(Lanthanides)이라 부른다.
희토류의 특별한 능력은 독특한 ‘전자(電子)’에서 나온다. 모든 원자는 가운데 핵이 있고 핵 주변에는 궤도를 도는 전자가 있다. 희토류 원소에는 특별한 궤도를 도는 ‘f-전자’가 있다. 이 f-전자 덕분에 희토류는 자기장과 빛, 전류 변화에 민감하다. 쉽게 말해, 금속 원소 중에서도 ‘자석과 빛, 전류에 특별히 잘 반응하는 성격을 가진 형제들’을 희토류로 보면 된다. 이런 독특한 전자배치 덕분에 자성을 띠거나,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하고 전류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이 미묘한 성질이 희토류의 산업적 가치를 만든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무엇보다 산업계에서 희토류를 일찌감치 주목한 건 특유의 자성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자력은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회전하면서 발생한다. 희토류 전자는 궤도를 회전하는 성질이 있고, 이 때 전자 자극이 동일한 방향으로 향해 자석에 흡착한다. 이런 성질을 이용하면 영구자석을 만들 수 있다. 전 세계 희토류 소비량 가운데 약 30%가 영구자석을 만드는 데 쓰인다. 영구자석은 자석 물질에 강한 자기장을 더해 그 성질을 오래 보존한다.
가령, 희토류의 하나인 ‘네오디뮴’은 초강력 자석이다. 기존 일반 자석보다 10배 이상 자성이 강하다. 이외 유로퓸(Eu)과 터븀(Tb)은 형광체와 디스플레이에 쓰인다. 특정 파장의 빛을 방출하는 전자전이(Electron transition)가 가능한 구조 덕분이다. 이트륨(Y)과 세륨(Ce)은 촉매제와 반도체 산화막으로 쓰인다.
中 어떻게 희토류 패권국 됐나
전략자원 확보 최우선 목표
희토류는 중국이 세계 시장에서 80∼90%를 공급하며 시장을 독점했다. 미국이 희토류 같은 핵심 전략자산을 확보하지 못했던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희토류는 지구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어디서나 채굴할 수 있는 자원은 아니다. 지각 속에 넓게 흩어져 있고 흙 1t을 파내도 얻을 수 있는 금속은 고작 몇 그램뿐이다. 문제는 정제 과정에서 산성폐수와 방사능 부산물 등이 발생한다는 데 있다. 채굴 과정이 워낙 까다롭고 환경 규제 탓에 대부분 선진국은 손을 뗐다.
중국은 다른 길을 걸었다. 희토류가 첨단산업과 군사기술 전략자산이라는 점을 일찌감치 간파했다. 1980년대 후반, 중국은 개혁개방과 함께 희토류 관련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했다. 당시 덩샤오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는 말을 남겼을 정도다. 이후 중앙정부 주도로 중국은 내몽골과 장시성 일대를 중심으로 광산개발에 몰두했다. 환경 규제는 사실상 뒷전에 밀렸다. 내몽골 바오터우 광산 주변은 검은 폐수로 뒤덮였다. 분리·정련 공정에서 배출된 잔해는 인근 호수에 고스란히 쌓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멈추지 않았다. 1990년대 들어 중국은 채굴에서 제련, 합금, 자석 생산까지 전 공정을 수직 계열화했다. 희토류를 채굴만 하는 나라가 아니라 가공과 응용 기술을 함께 가진 ‘자원패권국’으로 진화했다. 결국 2000년대 초, 전 세계 희토류 생산 패권을 중국이 차지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는 단순한 무역 보복을 넘어 미국의 산업·군사 공급망 전체를 겨냥한 공격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수년째 ‘탈(脫)중국’을 추진하지만, 희토류의 70%를 여전히 중국에 의존한다. 미국은 희토류를 전략자산화하지 못한 것이 뼈아픈 패착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의 희토류 관련 정보 제공 업체 레어어스익스체인지(REE)는 “중국의 광범위한 수출 통제 체제는 중국에 협상 레버리지를 제공한다. 중국은 수출 허가를 당근이자 채찍으로 사용하는 가운데 원자재, 반가공 중간재, 자석 부품 공급을 차단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번 통제 조치는 미국 군수산업을 정조준했다는 평가다. 희토류는 미국 방위산업 기초 원료다. F-35 스텔스 전투기 한 대에는 희토류 금속 약 420㎏이 들어간다(미 국방부). 함정 추진 모터, 미사일 유도장치, 레이저 탐지기, 탱크 통신장비까지 모두 네오디뮴(Nd), 디스프로슘(Dy), 사마륨(Sm) 같은 금속이 쓰인다. 미 국방부가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더라도 이들 핵심 소재를 단기간 대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출 통제 조치가 공급망은 물론 글로벌 무역 규칙 자체를 바꾸려는 중국 의도가 깔려 있다는 시선을 던진다. 미국은 반도체 제재나 관세 부과로 완제품인 ‘상품’을 통제했지만, 중국은 소재 단계부터 병목 현상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보이려 한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전기차 등 노심초사
문제는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우리 첨단산업이 포괄적인 영향권에 접어들었다는 데 있다. 당장 비축 물량이 있고 수출 금지가 아닌 사전 승인인 만큼 직접 타격은 제한적이지만, 사태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중국의 규제 강화로 14㎚(나노미터) 이하 시스템반도체나 256단 이상 메모리반도체 등 반도체 생산·테스트 장비·재료와 군사 용도 가능성이 있는 AI 연구·개발(R&D)에 사용되는 희토류 관련 품목 수출은 안건별로 승인받는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의 제한 조치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 보면서도 파장을 예의주시한다. 중국이 이미 최근 수년간 희토류를 무기로 주변국을 압박해왔던 터라 우리 기업 상당수는 충분한 재고를 조기 확보하고 공급망 다변화에 주력해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4월 중국산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한 업계 영향을 점검한 결과, 디스프로슘과 이트륨 등은 최소 6개월분 이상 공공 비축량을 보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이번 조치는 수출 통제가 아니라 사전 승인을 받으라는 성격이 강한 만큼, 한국 기업이 희토류를 구하지 못해 생산라인이 멈춰 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단기적으로는 그 영향이 제한적이겠지만, 장기화하거나 수출 직접 제한에 나설 경우 기업 차원에서 대응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은 고민거리”라고 우려했다.
특히, 산업계에서는 첨단 반도체 장비 공급 차질을 우려한다.
가령,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AI 반도체를 만들 때 네덜란드 ASML 노광장비(EUV)가 필수다. ASML은 세계 1위 반도체 제조공정 장비 기업이다. 대당 수천억원을 웃도는 이 장비는 HBM 같은 AI 반도체 회로를 그릴 때 꼭 필요하다. EUV 장비는 인간 머리카락 굵기 1만분의 1 수준까지 정밀한 회로를 새긴다. 이 장비에는 극자외선(Extreme Ultraviolet) 파장을 정확히 제어하는 렌즈가 쓰인다. 이 렌즈 유리 굴절률과 투명도를 맞추려 희토류 금속을 소량 첨가한 특수 유리가 사용된다. 이 장비 내부 미세 자석과 광학부품에 네오디뮴(Nd), 프라세오디뮴(Pr), 이트륨(Y) 같은 희토류 금속이 줄줄이 들어간다. 희토류 자체는 이들 부품 무게의 0.1%도 안 되지만, 렌즈 등 광학부품 수급이 멈추거나 차질을 빚으면 EUV 장비 전체 납기가 밀리는 구조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ASML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로 당장 제품 출하가 몇 주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고객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 세계 주요 반도체 제조사는 ASML 장비에 의존한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각 나라와 기업이 비축한 몇 개월치 희토류 재고가 바닥나면 그때부터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자동차, 배터리 산업도 전방위 영향에 노출돼 있다.
예컨대, 전기차가 움직이려면 동력을 바퀴에 전달하기 위한 모터가 필요하다. 전기차 모터에는 희토류 영구자석이 장착된다. 이 자석 핵심 소재가 네오디뮴(Nd) 산화물이다. 이 산화물은 환원·합금 제조·자기장 성형 등 복잡한 공정을 거쳐 초강력 자석으로 탈바꿈한다. 크기는 손바닥만 하지만, 강철보다 10배 강한 자기력을 낸다. 덕분에 전기 소모를 줄이고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문제는 한국이 지금까지 영구자석을 거의 대부분 중국산 완제품 형태로 수입해왔다는 점이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표면처리·절단·조립 등 일부 후처리 공정만 가능하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이런저런 핑계로 출하 지연만 걸고 넘어져도 전기차 모터 조립 라인은 납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도 직간접 영향을 받을까 긴장감이 높다. 네오디뮴(Nd) 기반 영구자석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인버터에 쓰이는 필수 부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ESS는 하루에도 수백 차례 전력을 충·방전하는데, 전력변환 효율이 1%만 떨어져도 대규모 손실이 누적된다. 희토류 기반 영구자석은 자기장 손실이 거의 없고 고온 환경에서도 자성을 유지해 PCS 및 변압기 효율을 높인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 가운데 미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되는 분야는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라며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기차 배터리, ESS 등 중국산 희토류 사용 비중이 높은 산업 전반에서 공급망 불안이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대응 전략은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를 두고, 산업계에서는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 무기화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공식화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희토류의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 입장에서는 결코 달갑지 않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맞대응할 전략적 수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거센 이유다.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방안은 ▲ 공급망 다변화 ▲ 도시광산 확대 ▲ 전략광물 동맹 등 3가지다.
가장 시급한 대책은 공급망 다변화다. 한국은 희토류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희토류 금속의 79.8%, 희토류 화합물의 47.5%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일부 광물의 경우 중국산 점유율이 90%를 넘었다. 중국이 작심하고 통제하면 국내 산업계에 일대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 중국 간섭을 줄이려면 의존도를 낮추는 게 필수다. 호주와 베트남 등 희토류를 생산하는 다른 국가로부터 수입을 늘리라는 조언이 나온다.
이미 주요 선진국은 희토류 탈(脫)중국화에 나서고 있다. 대표 국가가 일본이다. 일본은 2010년대 센카쿠열도(댜오위댜오)를 두고 중국과 갈등을 빚었다. 외교 갈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중국은 일본으로 수출하는 희토류를 통제했다. 이때 자동차를 비롯한 국가 주요 산업이 마비되는 등 혹독한 대가를 치른 일본은 꾸준히 희토류 자립을 위한 정책을 도입해왔다.
일본정부는 ‘경제안전보장추진법’을 제정해 희토류를 ‘특정중요물자’로 지정했다. 이후 공급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를 중심으로 ▲ 수입 다변화 지원 ▲ 탐사·제련·재활용 등 투자 보조 ▲ 비축 ▲ 정책금융·이자지원 프로그램 등을 추진한다. 희토류 공급의 특정국 의존을 줄이고 안정적 공급에 협력한다고 인정되는 일본 기업에 대해서는 사업비 50%를 보조금으로 사후 지원한다. JOGMEC는 해외 희토류 개발 프로젝트에 민·관 공동 출자로 희토류 공급 이권 확보도 노린다. 희토류 국산화에도 전력을 쏟는다. 2026년부터 도쿄 남동쪽 1900㎞ 떨어진 미나미토리섬 인근 심해에서 희토류 채취를 시작할 계획이다.
도시광산(Urban Mining) 확대 조언도 귀담아 들어볼 만하다. 도시광산은 ‘도시에서 광물을 캔다’는 뜻으로, 폐배터리 등 재생자원에서 광물을 회수해 산업 원료로 이용하는 방식을 뜻한다. 핵
심광물 재자원화라고도 부른다. 희토류를 포함한 전략 광물을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고 환경오염 감소 효과도 커 선진국에서는 각광 받는 산업이다. 미국, EU, 일본 등 주요국은 이미 재자원화 생산시설 확보를 위해 국가 단위 투자를 진행 중이다.
반면, 한국은 도시광산 산업 기반이 취약하다. 올 3월 정부 관계부처합동으로 발표한 ‘핵심광물 재자원화 활성화 추진방향’ 자료에 따르면, 국내 핵심광물 재자원화 기업은 211개에 그친다. 특히 자동차, 반도체에 필수인 영구자석의 경우 재활용 업체가 한 곳밖에 없다. 그나마 있는 기업도 규모가 작다. 일부 대·중견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영세하다. 211개 중 80%가 고용인원 20인 미만 소규모 기업이다. 핵심 광물 재자원화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지원이 부족하고 산업 분류 등 통계 시스템도 구축되지 않아 관련 산업 현황 파악도 미흡하다.
김은아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광산개발에 직접 투자하거나 수입을 다변화하더라도 정련 단계에서 수입 의존도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광물 정제 과정을 우회할 수 있는 재자원화 기술과 대체 소재 산업 육성을 자원 안보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뒤늦게나마 문제를 파악하고 대응에 나섰다. 올해부터 핵심광물 재자원화 활성화를 위해 산업부, 기후에너지부 등 관계 부처가 산업 육성, 재자원화 클러스터 구축 등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각종 정책을 통해 2030년까지 10대 전략 핵심광물의 재자원화율을 20%로 높이는 게 정부 목표다.
마지막으로 미국, 일본 등 희토류 통제 피해국과 연대하는 방안이 제기된다. 한국·미국·일본이 공동으로 투자해 희토류 중간 가공 역량을 함께 확보하는 동시에, 중국을 향한 공동 제소·외교 압박을 진행하자는 제안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10월 15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은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 우리는 (중국의 수출 통제로) 유사하게 영향받고 (미국과) 유사한 관점을 표명한 동맹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 희귀한 ‘중(重)희토류’ 관련주 주목…ETF도 눈길
희토류 전쟁으로 자산 증식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미국 중(重)희토류 관련 기업을 노려볼 만하다. 희토류는 크게 중희토류와 경(輕)희토류로 구분된다. 경희토류는 매장량이 풍부하고 중국 외에서도 생산할 수 있다. 반면 중희토류는 공급이 제한적인 탓에 더 희소한 광물로 취급된다.
최근 JP모건이 지난 10월 13일 희토류 산업에 1조5000억달러 대규모 투자를 선언하자 관련주가 급등했다. 예상 수혜주는 크리티컬메탈스, US앤티모니, 리튬아메리카스, USA레어어스, MP머티리얼즈, 라이너스 등이다. 크리티컬메탈스는 광산 탐사·개발 기업, US앤티모니는 금속·화합물 생산과 판매를 하는 회사다. 리튬아메리카스는 초기 단계 리튬 채굴 기업이다. USA레어어스는 중희토류 광산을 보유한 희토류 전문 회사다. MP머티리얼즈는 미국 최대 희토류 채굴·가공 업체다. 최근 미국 국방부가 직접 투자한 기업으로 유명세를 탔다.
미국 외 국가 기업 중에서는 호주 라이너스가 주목받는다. 비중국권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희토류 정제공장을 운영한다. 나민식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 관점에서는 두 부처가 공통으로 지정한 자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갈륨, 마그네슘, 디스프로슘, 테르븀이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중희토류 개발 기업인 USA레어어스와 크리티컬메탈스에 미국 정부 지원이 기대된다”고 봤다.
희토류 기업은 시장 상황보다는 정책에 따라 가격이 움직인다. 정부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가격 변동폭이 심하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장기 투자를 위해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분산투자를 권한다. 대표 ETF는 ‘레어어스 스트래티직 메탈스(REMX)’다. 매출 최소 50% 이상이 희토류·리튬·코발트 등 전략 광물 사업에서 발생하는 글로벌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
국내에서는 한화자산운용이 ‘PLUS 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생산기업’ ETF를 운용 중이다. MP머티리얼즈, 북방희토, 라이너스, 앨버말 등을 담았다. 지난 10월 14일 기준 최근 일주일 28%, 1개월 49%, 3개월 83%, 연초 이후 100%의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진욱 기자
[배준희 기자 bae.junhee@mk.co.kr, 반진욱 기자 ban.jinu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1호 (2025.10.22~10.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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