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인 차이나 [신간]

문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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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키운 건 애플…그 숨겨진 이야기


패트릭 맥기 지음/ 이준걸 옮김/ 인플루엔셜/ 3만2000원
아이폰은 애플 최고 인기 상품이자 스마트폰 시대를 상징하는 전자기기다. 전 세계 10억명 이상 사람이 아이폰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아이폰이 애플 내 차지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2024년 기준 아이폰은 2억3000만대 이상 생산됐고, 애플 전체 매출의 51%를 책임진다.

책은 아이폰과 애플의 성공 뒤에 중국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는 점을 밝힌다. 파이낸셜타임스에서 애플 전담 기자로 5년간 활동한 저자의 시각이다. 누군가는 중국이 애플 제품의 단순 조립만 담당한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제조에서 시작해 연구·개발(R&D)까지 아우르는 애플과 중국의 관계는 훨씬 깊고 복잡하다는 분석이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육성이 담긴 회의록과 대외비 보고서와 최고경영진 간 이메일을 입수했으며, 내부자 수백 명을 인터뷰했다. 이를 통해 애플이 그동안 감춰온 이야기를 풀어낸다.

특히 애플의 아웃소싱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오늘날 아웃소싱 제국으로 불리는 폭스콘의 부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폭스콘은 손해를 무릅쓰고 LG보다 저렴한 단가를 제안해 애플 주문을 수주했다. 이때부터 애플 엔지니어 수십 명이 폭스콘 중국 공장에 몰려들어 제조 기술을 전파했고, 이는 중국 정보기술(IT) 인재 성장으로 이어졌다. 지금의 화웨이·샤오미·BYD 등 중국 빅테크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즉, 중국이 기술 강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결정적 배경에 애플이 자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애플의 처지는 곤란해졌다. 중국이 미국 기술 패권에 도전하자, 미국 정계는 애플이 중국을 도왔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리쇼어링을 요구한다. 애플은 중국에 구축한 공급망을 버리지도, 자국의 정치적 압박을 무시하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책은 애플 사례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과 지정학 충돌에 휩쓸리지 않을 생존 전략을 제시한다. 심화하는 미중 충돌 속 글로벌 공급망이 어떻게 재편될지, 그 속에서 한국은 어떤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기업 경영자부터 정책 결정자, 개인 투자자 모두에게 깊은 통찰을 제시한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1호 (2025.10.22~10.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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