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도 못 사요”…‘역대급’ 금·은 폭등에 골드바·실버바 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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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사상 최고가…실물 품귀 현상
불확실성 커지자 안전자산 선호 열풍
실물보다 계좌 거래…‘골드뱅킹’ 급부상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와 실버바. (사진=연합뉴스)
금·은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골드바·실버바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내 추가 금리인하 기대, 미국 정부 셧다운 장기화 등 불확실성이 겹치며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거세진 결과다.

15일 국제 금 가격은 한때 온스(약 28g)당 42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은 현물 가격도 온스당 53.54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격은 1980년 미국 ‘은 파동’ 사태 때 기록한 최고가를 경신한 수치다.

같은 날 오후 1시 45분 기준 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 순금 1g 시세는 전날 대비 3.67% 오른 22만7970원을 기록했다. 한돈(3.75g) 기준으로는 85만4887원이다.

금·은 가격 급등 여파로 골드바와 실버바도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14일 한국금거래소는 오는 20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1㎏ 실버바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우리은행에 통보했다. 앞서 한국조폐공사도 이달 1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골드바 전 제품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우리은행에서는 금거래소의 1kg 골드바만 구매할 수 있다.

다른 은행도 사정은 비슷하다. KB국민은행도 조폐공사 물량 공급이 중단되자 금거래소의 1㎏ 골드바와 실버바만 판매하고 있다. 남은 골드바·실버바도 구매 후 배송이 10영업일가량 지연되고 있다.

신한은행도 1㎏ 골드바만 판매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LS그룹의 비철금속 제련회사인 LS MNM에서 공급받은 10g, 100g 등 골드바 재고를 모두 소진했다.

다만, NH농협은행은 한국금거래소의 3.75g, 10g, 100g, 1kg 골드바와 삼성금거래소의 37.5g, 187.5g, 375g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다.

은행권의 금 실물 판매는 확연히 증가했다. 올해 1~9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4505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판매액(1654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일부 영업일에는 골드바 판매액이 일평균 60억~70억원대로 뛴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의 실버바 판매액도 지난달 42억7000만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40억원대를 넘겼다.

금 실물 대신 계좌로 거래하는 ‘골드뱅킹’ 상품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금 시세가 급등하면서 현물보다는 세제 혜택이 있는 금융상품을 선호하는 개인투자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기준 KB국민·신한·우리의 골드뱅킹 잔액은 1조51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골드뱅킹 잔액이 1조5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난해 말(7822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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