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폭 결정 요인 ‘실적’
지난 9월 연준은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내리며 올해 첫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동시에 연내 2회, 내년 1회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나증권은 연준이 과거 성장률 둔화를 막기 위해 1995년 7월부터 1996년 1월까지 3회에 걸쳐 금리를 총 75bp 내린 상황과 비교했다. 당시 금리 인하 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상승했으며, 금융·테크·헬스케어 업종 강세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1996년 1월 금리 인하 종료 시점부터 미국 주택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했다”며 “주택 가격 상승을 기반으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내주는 금융기관이 높은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 중계 또한 금융기관 이익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이번 금리 인하 국면에서 글로벌 유동성 확장을 통해 테크나 헬스케어 등 성장 산업의 M&A와 지분 투자 확대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주가 상승폭을 결정하는 건 실적이라고 강조했다. 하나증권은 과거와 비교해 금리 변화에 따른 주가 민감도가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대다수 기업이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 비율을 낮추고 자사주 매입을 확대한 덕분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S&P500지수 상승은 주가수익비율(PER) 확대보다 기업 주당순이익(EPS) 증가에 기반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주도주를 만드는 요소는 매출이고 향후 주가상승률을 결정하는 건 영업이익률”이라며 “2023년 매출증가율 정점을 형성한 엔비디아는 이후 영업이익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2023~2025년 주가가 437%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하나증권은 두 가지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는 높은 가격 결정력을 바탕으로 원가 상승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해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엔비디아·알파벳·넷플릭스·팔란티어 등이 대표적이다. GE·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IBM·RTX·GE버노바·암페놀·이튼·팔로알토네트웍스·크라우드스트라이크·도어대시 등도 이 같은 전략에 적합한 종목으로 거론됐다.
둘째는 탄탄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공격적 투자를 통해 매출을 확대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라는 조언이다. 이 전략에 적합한 종목으로 마이크로소프트·애플·아마존·오라클 등을 추천했다. 애브비·AMD·앱러빈·우버·서비스나우·아리스타네트웍스·마이크론·보스턴사이언티픽·스트라이커·KLA 등도 유망 종목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