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10월은 결혼 정보 업체 대목이다. 추석 연휴 가족 모임에서의 잔소리가 상담 수요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연말 연초를 앞두고 새해 계획을 ‘결혼’으로 세우는 사람도 증가한다.
결혼하지 않는 시대라고 하지만 결혼 정보 회사 매출은 증가하고 있다. 업계 1위 듀오는 2020년 281억원에서 지난해 454억원으로 약 60% 증가했다. 결혼 정보 업체 대표가 직접 고객을 상담하는 방송도 인기다. 그런데 왜 많은 30~40대는 지금까지 결혼을 안 한 것일까? 아니면 못한 것일까?
23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의 ‘머니가 만난 사람’에서는 가수 겸 작가 솔비(권지안)를 만나 결혼과 비혼, 출산과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올해 41세인 솔비는 최근 유튜브 채널 ‘솔비 이즈 백’을 열고 가수 황보와 박기영 등을 만나며 40대 여성의 결혼과 비혼, 이혼 등의 문제를 정면으로 꺼냈다.
스물두 살에 데뷔한 솔비는 “20~30대는 데뷔해서 활동하느라 정신없이 지나갔다”며 “20대는 방송하고 음악하고 무대하느라, 30대는 미술에 빠져가지고 정신없이 훅 지나갔다. 그러다 보니 40대가 됐다”고 했다.
그는 40대는 노후와 미래를 생각하게 되는 나이라고 했다
“무게감이 느껴져요. 뭔가 진짜 온전히 나의 길을 택해야 할 것 같은 기로에 있는 느낌이에요. 결혼을 하느냐, 아이를 낳느냐, 미래를 생각하게 되는 노후를 생각하게 되는 나이죠.”
그가 ‘결혼’이라는 주제로 유튜브를 시작한 건 40대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요즘 유튜브를 보면 굉장히 좀 불편했어요. 40대 여자를 왜 이렇게 까내리는 거예요? 결혼을 못 한 거냐, 안 한 거냐부터, 되게 쓸모없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게 저한테는 좀 불편하더라고요. 자기 삶에 집중해서 살다 보면 안 했을 수도 있고, 비혼이었다가 마음이 바뀌었을 수도 있고. 그래서 먼저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저의 결혼에 대한 로망, 아이를 낳고 싶은 소망, 결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다양한 사람과 하다 보면 그런 편견을 깰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30~40대가 결혼을 안 한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먼저, 엄마 세대가 보여줬던 희생·헌신에 대한 학습이다. 그는 “저희 윗세대, 엄마 세대는 ‘너희들 때문에 참았다’고 하는 이야기가 듣기 싫었다”며 “‘나는 희생하고 싶지 않아’라는 마음도 들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경제적인 이유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삶이 사실 돈이 너무 많이 들잖아요. 물가도 굉장히 높고, 대부분 대학교 졸업하자마자 학자금 대출 등 빚으로부터 시작되는 인생이기도 하고요.”
세 번째는 세대 간 편견이다. 그는 “워킹맘과 주부, 육아와 가부장적인 문화 등 최근 편견과 갈등이 많아진 사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유행하는 ‘영포티(어려 보이고 싶은 40대)’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나이 먹으면 누구나 어려 보이고 싶은 것 아니냐”며 웃음을 담아 반문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이 빨랐고, 그 변화를 경험한 40대들이 문화를 이끄는 핵심 세대가 되다 보니 이런 단어가 유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느낀 것은 “이혼 숙려 기간만큼 결혼 숙려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랑만으로 결혼을 한다기에는 리스크가 있다”며 “경제적인 부분, 집안 살림과 육아, 바람 등의 이슈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 놓으면 보다 책임감이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솔비는 난자 냉동이 보편화되기 전 이를 이슈화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생물학적인 나이가 정해져 있다 보니 난자 냉동을 하게 됐다”며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결혼한 모습, 아이를 못 보여드린 것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더 자세한 솔비에 대한 이야기는 유튜브 ‘조선일보 머니’의 ‘머니가 만난 사람’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서 ‘조선일보 머니’ 영상을 보시려면 다음 링크를 복사해서 접속해보세요.
https://youtu.be/BXwEHyXXfV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