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 의원 빤히 응시, 억지 공세… 개딸 보여줄 ‘쇼츠각’ 잡는 의원들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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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3. 오전 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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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지지층들 향해 존재감 과시”
최혁진, 4개월 만에 1.5억 후원금

이재명 정부의 첫 국정감사에서 보여준 국회의원들의 튀는 행동은 강성 지지자들을 향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계산된 쇼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모든 국회의원이 국감 스타를 꿈꾸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측면도 있지만 이번 국감은 도를 넘었다”고 했다. 의원들의 기행은 당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인터넷에선 유튜브 쇼츠 등을 통해 미화되면서 영웅담처럼 퍼지고 있다.

유튜브최혁진(오른쪽) 무소속 의원이 21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

친여 성향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대표적이다. 최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첫 질문을 던지는 주자로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정치적 부담 때문에 무소속 의원에게 기회를 줬다고 한다. 최 의원은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조요토미 희대요시’ 사진을 들고나와 조 대법원장을 모욕하고 법사위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이를 지켜본 민주당 의원조차 “망했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이후로도 최 의원은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친언니가 없는데도 ‘나 의원 언니’ 의혹을 수차례 제기했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국정감사 질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몸을 틀어 주 의원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기행도 벌였다. 친여 성향 유튜브에선 이런 행동이 “최혁진, 국감장을 흔들다” “도망가는 조희대, 쫓아가는 최혁진” “최혁진 작심 발언에 흔들리는 나경원 동공” 등의 제목으로 재탄생했다. “노무현 이후 최고의 국감 스타” “후원을 안 할 수가 없다” 같은 댓글이 이어졌다. 실제 최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국회의원이 된 지 4개월 만에 올해 후원 모금(연 1억5000만원)이 마감됐다”고 알렸다.

민주당에선 “민주당 복당을 위한 빌드업 아니겠냐”는 말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최 의원은 민주당 비례 정당에서 기본소득당 몫으로 출마했지만, 지난 6월 대선 직후 비례대표직을 승계하면서 돌연 민주당으로 가겠다며 무소속으로 남았다.

국회방송최민희 과방위원장이 21일 “딸 결혼식을 통해 피감 기관에서 화환을 받은 건 적절하지 않다”는 야당 의원 지적에 답변하며 울컥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도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다. 최 위원장의 딸이 국정감사 중인 지난 18일 국회 사랑재에서 결혼식을 올렸는데, 부적절하다는 야당 의원 지적이 이어졌다. 모바일 청첩장에는 신용카드 결제 링크가 들어가 있었다. 최 위원장은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딸 결혼식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황당한 해명을 했다.

최 위원장은 딸 얘기를 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최 위원장 보좌관은 페이스북에서 “최 위원장이 바빠서 유튜브 방송에서 결혼식의 정확한 날짜를 알게 됐다”고 했다. ‘딸이 엄마의 도움 없이 결혼식 날짜와 장소 등을 스스로 결정했다’는 취지로도 설명했다. 그러나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사무처에 확인해 보니 사랑재 결혼식 예약은 최 위원장 본인 ID(계정)로 신청했더라”고 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최 위원장은 논란도 즐기는 분”이라고 했다. 논란이 되더라도 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의원들도 국감장에서 얼굴과 이름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부 의원은 피감 기관과 야당에 고성을 지르거나 윽박지르기도 했다. 국회 관계자는 “‘쇼츠각’을 잡기 위한 연출”이라고 했다. 경기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추미애 법사위원장, 서울시장 출마를 노리는 서영교 의원 등은 지난 15일 대법원 현장 국감 영상을 경쟁하듯 유튜브에 올렸다. 경기지사 선거 출마를 고민 중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도 지난 13일 국감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소리 높여 격하게 언쟁을 벌이고 이를 쇼츠로 올렸다. 회의장 밖에선 사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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