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순직 해병 특검이 ‘임 전 사단장 관련 진술을 하지 않으면 재산 형성 과정을 털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구명 로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불법적이고 강압적인 수사가 있었다는 것이다. 특검 측은 “대응할 가치가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최근 옥중 자필 입장문을 통해 “해병 특검이 제게 자행한 폭력적인 수사 행태에 대해 고발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구명 로비를 펼쳤다는 의혹과 별개로 최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김건희 특검에 의해 구속 기소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이 전 대표가 해병 특검 수사에 대해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대표는 “해병 특검은 저와 사업적 관계에 있었거나 금전 거래가 있었던 지인들을 무작위로 조사했다”면서 “그들에게 저와 관련된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진술을 하지 않으면 다칠 수 있다고 협박해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고 했다. 이어 “이들에게 편파적으로 받아낸 조작된 진술을 바탕으로 제게 ‘임성근 관련 진술을 하지 않으면 재산 형성 과정 전반을 털어서 조금이라도 불법이 발견되면 자산을 동결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또 특검이 자신과 관련해 7가지 별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원하는 진술을 해주고 빠져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검은 조사 과정에서 임성근이 (구명 로비를) 청탁하면서 금품을 주기로 했다고 진술해 주면 아무 일 없도록 해준다고 했다”고도 밝혔다.
이에 대해 해병 특검은 “답변할 가치도 없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했다. 특검 측은 이 전 대표가 금품을 받고 구명 로비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 전 대표의 금전 거래 내역과 관계자들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특검은 이 전 대표가 지난 8월 자신과 임 전 사단장의 친분 관계를 알고 있는 지인 A씨를 회유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이 전 대표가 지난 8월 1일과 4일 두 차례에 걸쳐 A씨에게 전화로 “내가 임 전 사단장을 알고 있다는 것을 특검에 이야기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와 임 전 사단장은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당시 서로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