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前장관 “한덕수, ‘나도 최선 다해 계엄 선포 말렸다’ 말해”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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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0. 오후 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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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재판서 법정 증언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12월 3일 밤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 “최선을 다해 말렸다”고 국무위원들 앞에서 말했다는 조규홍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법정 증언이 20일 나왔다. 내란 특검은 한 전 총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말리지 않아 내란을 방조한 혐의가 있다며 재판에 넘겼는데, 이를 반박하는 증언이 나온 것이다.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등 혐의 사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전 장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재판에 출석해 이 같이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소집해 계엄 선포를 알리자마자 자리를 떠났고,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는 한 전 총리에게 “왜 계엄을 말리지 않으셨냐”고 질문했다고 한다. 조 전 장관은 이때 최 전 부총리가 “약간 따지듯이 (물었다)”고 했다. 이에 한 전 총리가 “나도 최선을 다해서 말렸었습니다”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조 전 장관은 한 전 총리의 대답을 증언할 때 목소리에 힘을 주기도 했다.

특검은 국정 2인자였던 한 전 총리가 대통령의 권한 남용을 견제해야 할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고 보고 그를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의 법정 증언은 한 전 총리 측의 “계엄 자체를 적극적으로 만류했다”는 입장을 일부 뒷받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조 전 장관은 ‘한 전 총리가 (만류를 위해) 어떤 행위를 했다고 스스로 말했는지 아느냐’는 재판부 질문엔 모른다고 답했다.

조규홍 전 보건복지부 장관./보건복지부

특검 측은 조 전 장관이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10분 전의 CC(폐쇄회로)TV 영상을 재생하면서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을 말린 장면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전 부총리에게 한 전 총리가 ‘나도 최선을 다해서 말렸다’ 이렇게 말했다는 거냐”고 물었다. 이에 조 전 장관은 “네”라고 답했다.

한편 조 전 장관에 앞서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안덕근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비상계엄 해제 국무회의 상황에 대해 “당시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장에) 와서 ‘해제돼서 천만다행’이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며 “앞서 있던 (계엄 선포 국무회의를) 몰라서, 해제하는 회의는 최대한 형식을 잘 갖춰서 결격 사유가 없게 하려고 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안 전 장관은 계엄 선포 해제 국무회의를 마친 뒤 한 전 총리가 일부 국무위원들에게 ‘해제하는 국무회의가 있었으니 (계엄 선포를) 의결하는 회의도 있어야 한다. 남아봐라’고 말한 사실이 있다고도 증언했다. 계엄 선포를 의결한 회의가 구성 요건을 갖추지 못할 경우 해제를 선언한 국무회의 결과가 효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지, 사후적으로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갖추려는 시도는 아니었다고 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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