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농업용 저수지 4곳 중 1곳은 ‘죽은 물’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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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6. 오후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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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가 1970년 이전 축조...수질 관리 안 돼
지난 6월 12일 홍수기 집중호우에 대비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농업용 저수지를 점검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용 저수지 4곳 중 1곳은 수질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죽은 물’인 것으로 조사됐다. 저수지 대부분이 1970년대 이전 축조돼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저수지에도 현대화 된 물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의원이 한국농어촌공사(농공)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농업용 저수지 6815곳의 수질을 조사한 결과 1616곳(24%)의 수질이 5급수 이하로 나타났다. 전국에 있는 저수지는 총 1만 7000여개 인데, 이중 저수지에 물이 없거나 개·보수가 진행 중인 곳을 제외하고 수질 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물은 1~6급수로 나뉜다. 농업용수는 4급수 이상이어야 한다. 5급수는 특수 정수처리를 해야 공업용수로 사용이 가능한 정도, 6급수는 물고기 등 생물이 살기 어려운 정도다. 그런데 실제로 사용 중인 저수지 상당수에서 ‘죽은 물’을 농지에 대고 있는 것이다.

농업용 저수지의 수질이 나쁜 것은 ‘저수지 노후화’ ‘비점 오염원(출처가 불명확한 오염원) 관리 부실’ ‘수질 정화 작업 부재’ 등이 꼽힌다.

특히 농업용 저수지의 노후화는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농공이 관리 중인 저수지 3427곳 중 3030곳(88%)이 축조된 지 30년이 넘었고, 이중 50년이 넘은 곳도 2632곳에 달한다. 안전 등급 기준으로 1886곳(55%)이 ‘C등급 이하’ 판정을 받았다. 저수지 두 곳 중 한 곳은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저수지 노후화는 바닥에 깔린 오염 퇴적물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퇴적물을 걷어내는 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갈수기엔 수량이 줄어들며 저수지 전체의 오염 농도가 높아지고, 홍수기엔 사방에서 흘러든 오염물질로 물이 더 탁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저수지 대부분이 ‘10년 빈도 가뭄’을 견디도록 설계돼 있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온난화로 극한 기상이 빈발한데 저수지가 물그릇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다. 농공 관계자는 “2017년부터 38개 기업이 참여해 수질 개선 테스트 베드를 진행하고 있다”며 “장기적 관리·개선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문대림 의원은 “이제는 농업용수도 ‘먹는 물’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과학적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국회의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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