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체제’에서는 강경 우파 성향 정치인들이 자민당과 내각에 대거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7일 다카이치 신임 자민당 총재가 당의 신규 집행부 인사를 하면서 당내 서열 2위인 부총재에 아소 다로 전 총리를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맹우(盟友)인 아소가 차기 정권의 실세로 재등장한 것이다. 아소는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막판에 다카이치 후보를 지지해, 사실상 역전 승리를 만든 ‘킹메이커’ 역할을 했다. 그는 여러 차례 과거사 등과 관련한 ‘망언’으로 한일 관계 악화에 한몫을 했다는 비판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다카이치는 당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간사장에는 아소의 처남인 스즈키 슌이치 전 재무상을 기용했고, 당의 최고 의결기관인 총무회를 이끄는 총무회장에는 아소파(派)의 아리야마 하루코 의원을 임명했다. 옛 아베파의 하기우다 고이치 의원은 간사장 대행에 임명됐다.
내각에도 강성 우파가 전진 배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다카이치는 총리 취임 후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에 기하라 미노루 전 방위상, 외무상에는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을 각각 기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기하라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우익 성향 정치인이다. 문재인 정권 시절인 2019년 외무상을 지낸 모테기는 총재 선거에 나왔다가 1차에 떨어지자 결선 투표에서 다카이치를 지지했다.
반면,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측근과 같이 이른바 ‘비둘기파’ 정치인이나 고이즈미 신지로, 하야시 요시마사 등 총재 선거 경쟁자들은 주요직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자민당 당직에서 총재 선거 패배자를 완전히 배제하는 건 이례적이다. 아베 전 총리는 2012년 경쟁자였던 이시바를 간사장으로,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는 2021년 패배한 다카이치를 정조회장에 임명했다. 야당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아소의 색채와 모테기의 색채가 더해진, 낡은 자민당의 부활”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