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부부 출연 ‘냉장고를 부탁해’ 방영 연기...“추모 분위기 고려”

노석조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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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04. 오후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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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대통령 부부 28일 예능 사전 녹화
당일 녹화 전후 대책 회의 주재 해명
이달 3일 화재 담당 공무원 투신 사망
대통령실, 방영 5일 하루 앞두고 연기 요청
jtbc “6일 오후 10시로 편성 변경”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국민들에게 추석 명절 인사를 하고 있다. /KTV

대통령실은 4일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출연한 JTBC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추석 특집편 방영을 연기해 줄 것을 방송사에 정중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이 같이 말하면서 “이 대통령 부부는 오는 5일 ‘냉장고를 부탁해’ 추석 특집 편에 출연해 제철 식재료로 요리한 K-푸드를 홍보할 예정이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나 국가 공무원의 사망으로 전 부처가 추모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jtbc 측에 방영 연기를 요청하게 됐다”고 했다.

이와 관련, jtbc는 “5일 방송 예정이던 추석 특집을 6일 오후 10시로 편성 변경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방미에서 복귀한 직후인 26일 밤부터 화재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고 화재 피해 상황, 정부 대응 등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지시했다”면서 “이에 따라 27일 국무총리 주재로 중대본 회의가 개최되었고, 당일 오후 6시에 화재는 완진되었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28일 오전 10시 50분 비상 대책 회의를 개최해 대통령실 3실장, 위기관리센터장, 국정상황실장, 대변인 등에게 상황을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했다”면서 “이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28일 오후 중대본 회의 개최 및 부처별 점검 사항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냉장고를 부탁해’를 녹화하고 오후 5시 30분 중대본 회의를 주재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방송 사전 녹화일은 화재 발생 이틀 뒤인 지난달 28일이었고, 당일 녹화 전후로도 화재 대책 회의를 주재했다는 설명이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앞서 야당은 이 대통령이 국가 재난 기간에 예능 프로그램을 찍었다며 비판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지난달 28일 오후 JTBC에 경호 목적의 대규모 경찰 인력이 동원됐다며 “적어도 그 시간 전후로 촬영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했다. 정보자원관리원 화재는 지난달 26일 오후 8시 15분쯤 발생했는데 복구 작업이 한창이던 시기에 대통령 부부가 예능 촬영을 했다는 것이다.

주 의원은 “공무원은 밤샘 복구하고, 대통령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예능 녹화 촬영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국민 피해가 속출할 때, 대통령은 무려 이틀간 회의 주재도, 현장 방문도 없이 침묵했다”고 했다. 이어 “잃어버린 48시간”이라며 “이 대통령은 예능 프로 방영과 10일짜리 휴가를 즉시 취소하라”고 했다.

정부와 수사 당국은 이번 화재 원인 등을 수사 및 사후 점검 중이다. 이런 가운데 화재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공무원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8일 오전 대전경찰청·소방·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합동감식반 관계자들이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5.9.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경찰에 따르면, 행안부 디지털정부혁신실 소속 서기관 A씨는 지난 3일 오전 10시 50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인근 바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발견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청사 15층 남측 테라스 흡연장에서 이씨의 휴대전화가 발견됐고 유서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A씨의 빈소를 찾아 “국가를 위해 책임감 있고 성실하게 일하셨던 모범적인 공무원이셨는데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과 만나 “사모님과 아들, 딸을 이렇게 뵈니까 먹먹하고 뭐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애도하며 본인의 뜻에 부합해서 저희도 맡은 바 책임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4일 행안부 공무원 빈소를 방문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모습. /박수현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대통령실도 고인의 발인일이 방송 방영일과 겹치고 정부 부처가 동료 직원의 사고로 추모의 분위기인 점을 고려해 이번 방영 연기 요청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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