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보수인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이 4일 집권 자민당의 첫 여성 총재로 선출됐다. 오는 15일 예정된 국회 총리 지명선거는 예상밖의 다카이치 선출에 혼란이 예상된다. 자민당은 연립정당인 공명당과 함께 최다 의석수를 보유하곤 있지만 과반수는 넘지 않기 때문이다.
당초 유력했던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상은 일본유신회의 암묵적인 지지를 얻었기 때문에 ‘총재=총리’라는 설이 강했다. 하지만 다카이치에는 절대 협조 못한다는 일부 분위기가 야당에 있기 때문이다.
당장 연립정당인 공명당이 다카이치의 총리 투표에 도움을 줄지는 좀더 두고봐야한다. 공명당의 사이토 데쓰오 대표는 지난ㄴ달 “(후임 총재가) 중도 보수라는 우리 이념과 맞지 않는 인물이라면 연립 정권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경 우파인 다카이치와는 같이 할 수 없다는 경고였다.
다카이치 신임 총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하는 정치인이다. 공명당 입장에선 아베 신조 전 총리보다 우익 성격이 강하다고 보는 것이다. 다카이치로선 당장 공명당을 설득하는 작업에 착수해야하는 상황이다.
강경 보수 야당인 참정당은 다카이치의 총리를 지지하겠지만, 중의원에선 아직 의석수가 미미해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다카이치로선 공명당을 설득하는 한편, 야당의 분열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의석수가 많은 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 일본유신회 등 3당은 현재 ‘같은 야당 인사를 총리로 밀자’는데는 거의 협의조차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반(反) 다카이치라는 진영으로 뭉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못한다.
일본의 한 언론사 기자는 “일본 정치권 전체에선 참정당과 같은 강경 우파의 등장에 거부감을 갖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다만, 야당이 앞으로 열흘 동안, 대연대를 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다카이치의 총리 가능성이 높은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