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휩쓸고 황금시간대 차지
일본의 차기 총리 유력 후보 중 한명인 고이즈미 신지로(44) 농림상의 친형인 배우 고이즈미 고타로(47)가 일본 방송가에서 ‘최고의 블루칩’으로 부상하고 있다. 4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동생이 승리해 총리가 되면, 형 고타로가 진행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최고 시청률을 낼 것이란 기대다.
2일 주간지 데일리신초에 따르면 TV아사히, 니혼TV, TBS, 후지TV, TV도쿄 등 주요 방송국들은 유력한 총리 후보를 동생으로 둔 고타로의 출연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장남 고타로는 아버지가 총리이던 2002년 드라마 ‘첫 체험’으로 배우 데뷔했다. 정치 명문가 출신이면서도 겸손한 이미지와 지적인 외모를 가진 고타로는 일본 여성층에게 인기가 높은 배우이자 진행자(MC)다. 동생이 현역 총리가 되기라도 하면 고타로의 화제성과 주목도가 두세 배 뛰어 ‘시청률 보증수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 수혜 방송국은 TV아사히다. 고타로가 MC를 맡고 있는 ‘고타로 앤(&) 지사코의 플래티넘 패밀리, 화려한 일가 엿보기’는 이미 시청률 10%를 오가는 인기 예능이다. 이달에는 고타로와 이시하라 요시즈미(63)를 MC로 내세운 신규 프로그램도 시작할 예정이다. 이시하라는 전 도쿄도지사인 이시하라 신타로의 아들이다.
니혼TV는 고타로가 MC로 출연 중인 예능 프로그램 ‘오! 마이 갓! 나만의 신을 알려드립니다’의 편성 시간 변경을 검토 중이다. 현재 토요일 10시 반에서 황금타임대로 옮기려는 것이다.
TBS는 이달 방송할 신규 드라마 ‘더 로열 패밀리’에 고타로가 배우로 출연한다. 동생이 총리가 되면, TBS는 고타로의 출연 분량을 대폭 늘릴 가능성이 높다.
불운은 고타로의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는 후지TV다. 급하게 고타로를 섭외해 2주짜리 여행 프로그램을 편성한 게 전부다. TV도쿄도 고타로의 출연 프로그램이 없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등 과거 올림픽 때마다 고타로를 메인 캐스터로 출연시킨 TV도쿄로선 신규 예능에 MC 자리를 제안하면 고타로가 거절하기 힘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