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아내분비학회는 23일 창립 30주년을 맞이해 한국갤럽과 함께 진행한 전국 학부모 2012명 대상 ‘바른 성장 및 건강한 생활습관 실천 사회적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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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그러나 키 성장 보조제의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5.7%가 ‘보통’ 혹은 ‘효과가 없음’이라고 답해, 기대만큼의 성과는 보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해상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홍보이사(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는 “키 성장 보조제가 실제로 키가 커지는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학적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은 부모들의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 남성은 평균 180.4cm, 여성은 평균 166.7cm까지 성장하길 바란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현재 한국 성인 평균 신장보다 각각 약 5cm 이상 큰 수준이다. 10년 전 조사와 유사한 결과로 사회 전반의 ‘큰 키 선호 현상’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황일태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회장은 “성장은 단기간의 주사나 보조제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이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며, 성장호르몬이나 성장 보조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작 아이들의 성장에 중요한 생활습관은 악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응답자의 자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자기기로, 초등학생의 경우에도 주중에는 43.5%가, 주말에는 66.5%가 하루 2시간 이상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조사에서 20.4%가 하루 2시간 이상 사용한다고 답했던 것보다 더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미취학 아동의 전자기기 사용 문제도 심각하다. 미취학 자녀의 31.6%가 주중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1시간 이상 2시간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성장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대한소아내분비학회는 설명했다.
수면 부족도 큰 변화가 없었다. 올해 조사결과에서 중고등학생의 80% 이상이 하루 8시간 미만의 잠을 잔다고 응답했다. 또 성장에 중요한 시기인 초등학생의 36.3%가 하루 8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했는데, 2016년 조사의 35.2%보다 소폭 증가했다. 세 명 중 한 명꼴로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지 못했다. 미취학 아동의 경우에도 26.3%가 하루 수면 시간이 8시간 미만이었다.
운동 부족도 심각한 수준이다. 절반 이상이 (55.3%) 주 3회 미만 운동을 하고 있었다. 여고생의 42.4%는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신체활동이 부족한 원인으로는 ‘아이가 너무 바빠서’라고 부모가 응답한 비율이 63.5%로 가장 많았다.
식습관 문제도 여전하다. 하루 세 끼 식사를 지키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약 20%였다. 특히 여고생의 40%는 하루 두 끼 이하로 식사했고 25.4%는 아침을 거른다고 응답하여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미취학 자녀에서도 약 7.3%가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해 식습관 관리가 매우 이른 시기부터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홍보이사는 “2016년과 2025년 조사를 비교해보면 스마트폰 사용 증가와 수면 부족, 운동 부족, 불규칙한 식습관 문제가 10년간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미취학 자녀 시기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조기 개입과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의 기초는 숙면·운동·균형 잡힌 식습관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