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곳곳에서 쥐 출몰이 잇따르고 있다. 강남역과 광화문, 홍대입구 등 유동인구가 많은 중심 상업지역을 중심으로 “쥐를 봤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한강공원 등지에서 간헐적으로 목격되던 쥐가 이제는 도심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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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청역 승강장 앞에 나타난 쥐. 연합뉴스 |
23일 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지하철 환기구, 화단, 시장 등에서 쥐를 목격했단 신고는 1555건이 접수됐다. 지난해 전체 신고 건수(2181건)의 약 71%에 달한다.
시는 자치구와의 협력을 통해 현장 중심의 방역체계 강화에 주력해 왔으며, 7월까지 2551건의 현장 방제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자치구별 쥐 출몰 중점관리지역에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장착된 장비를 설치해 24시간 감시체계를 운영한다.
약제로 유인한 쥐가 장비 안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셔터가 닫히고, 경보가 전송돼 포획된 개체를 수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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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시는 또 스마트 구서(쥐잡이) 장비 설치, 방제약품 구입 등 지역 여건에 맞는 스마트 방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특별조정교부금(총 5억8000만원)을 구별로 배정·지원했다.
근본적 도시환경 개선을 위해 시장·음식점·공원 등에서 '쓰레기 방치 NO, 음식물 밀폐 YES!'를 슬로건으로 한 홍보도 진행한다. 쥐를 매개로 한 감염병 감시 체계도 강화한다.
설치류 매개 감염병 환자 발생 시 발생지 반경 500m를 집중방제구역으로 지정해 역학조사를 기반으로 2주간 집중 방제한다.
자치구와 함께 '통합 방제'도 지속한다. 매월 넷째 주 자치구의 '클린 데이' 활동과 연계해 쥐 출몰 다발 지역을 중심으로 구서 활동을 진행한다.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시민 생활 지역에 쥐가 출몰하지 않도록 스마트 방제 시스템과 함께 민·관 통합 방제를 추진해 더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쥐 출몰은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린 최신 연구에 따르면 미국·일본·네델란드 등 16개 도시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워싱턴 DC 등 11개 도시에서 지난 10여년 간 쥐 개체 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쥐 개체 수 증가는 단순한 위생 문제가 아닌 기후변화와 도시 구조 변화를 반영하는 생태적 지표”라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