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최혁진 논란 양산해 눈총
이런 식이면 국감 무용론 커질 것
|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그제 MBC 국감에서 보도본부장을 질책한 뒤 퇴장시키는 상식 밖의 조치를 취했다. 자신의 발언이 포함된 리포트가 중립적인지를 따져 묻는 최 위원장에게 “개별 보도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답변했다는 이유에서다. MBC 측은 “부적절함을 넘어 언론의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비칠 수 있다”며 “방송관계법을 총괄하는 소관 상임위원장으로서 권한을 남용한 행동”이라는 성명을 냈다. 이번 일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개혁 방안이 언론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친여 성향 방송의 보도본부장도 쫓겨나는데 여권에 비판적인 매체는 어떤 대우를 받겠나. 최 위원장은 국감 기간 국회 경내에서 치러진 딸의 결혼식이 문제가 되자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딸 결혼식에 신경을 못 썼다’는 취지의 황당한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친여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연일 돌출 행동으로 국감장을 희화화하고 있다. 어제는 질의 중인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 쪽으로 이동해 주 의원을 빤히 쳐다보는 행동을 반복했다. 주 의원이 “뭐 하시는 거예요”라고 묻자 최 의원은 “뭘 뭐해요. 열심히 경청했지”라고 했다. 초등학생도 그런 유치한 행동은 안 한다. 최 의원이 도발한 소동 끝에 국감은 파행했는데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은 두 의원을 모두 퇴장시켰다. 앞서 최 의원은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언니가 김건희씨 모친에게 내연남을 소개해줬다는 주장을 폈다. “나 의원은 언니가 없다”고 하는데도 막무가내였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얼굴과 일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초상화를 합성한 사진도 최 의원 작품이다.
과거 국감에서는 야당 의원보다 더 매섭게 정부의 실정을 질책하고 잘못된 국정을 바로잡으려는 여당 의원들이 있었다. 야당 의원들도 대안 없이 정부만 공격하지는 않았다. 국감을 통해 지명도를 높이고 정치적 체급을 높인 의원들도 많았다. 지금은 여야 할 것 없이 지지층만 의식하니 국민 눈에는 꼴불견이다. 계속 이런 식이면 국감 무용론이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