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효과 없는데 몇 달이나”…유방암 환자 시간 낭비 막는 신호 발견

윤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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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2. 오전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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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율 낮은 삼중음성유방암, 면역항암제 기반 치료 주목받아
분당서울대병원 “혈액 속 면역세포 변화 관찰로 치료 결과 조기 확인”


난치성 유방암으로 꼽히는 ‘삼중음성유방암’에서 면역 치료 효과가 낮은 환자들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생체 지표가 발견됐다. 해당 유방암은 환자 간 반응이 달라 ‘골든 타임’을 놓칠 위험이 있는데 앞으로 치료 반응을 조기에 예측함으로써 환자들에게 맞는 전략으로 빠르게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방암 인식을 위한 상징인 핑크 리본. 게티이미지뱅크
 
분당서울대병원 혈약종양내과 서경진·김지현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전승혁 교수, KAIST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 공동 연구팀은 진행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면역항암치료 초기에 혈액검사로 면역세포(조절 T세포)의 변화를 관찰하면 치료 반응이 떨어지는 환자를 조기에 찾을 수 있다고 22일 밝혔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HER2 단백질에 대한 수용체가 음성인(triple-negative, 삼중음성) 유방암의 세부 유형으로, 진행이 빠르고 수술 후 재발이나 전이도 잦은 편이다. 상대 생존율이 약 70%에 불과하며 전체 유방암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해당 유방암은 일반적인 유방암에 쓰이는 표적항암제가 듣지 않아 부작용이 큰 세포독성항암제에 의존해야 한다. 최근에는 치료의 돌파구로 면역세포를 통해 암 세포를 공격하는 ‘면역항암제’가 주목받으나 개인 차가 크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수개월 끝에 치료가 종료돼도 반응이 미미하다는 사실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어, 환자의 중요한 치료 시기를 놓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서경진 교수(왼쪽), 방사선종양학과 전승혁 교수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진행성 유방암에 대한 PD-1 기반 면역항암요법 초기 단계에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고자 니볼루맙·에리불린 병용요법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 65명의 혈액 속 면역세포 변화를 관찰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면역 항암 치료 효과가 거의 없었던 환자들은 치료 1주차부터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조절 T세포’가 빠르게 증식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삼중음성유방암에서 종양특이성과 연관된 조절 T세포의 증식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면역세포가 암을 파괴하도록 하는 면역항암제의 기전에 저항하는 반응이 치료 초기부터 혈액검사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반면 치료 1주차에 조절 T세포 증가가 관찰되지 않은 환자는 이후에 종양이 줄어드는 반응을 보였는데, 이에 따라 치료 효과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를 조기에 선별해 빠르게 다른 치료 전략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이 주도하고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유방암 분과가 수행한 다기관 임상시험 ‘코넬리아(KORNELIA) 연구’의 결과로, 미국 암학회 공식 학술지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Clinical Cancer Research, IF 10.2)에 게재됐으며,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한국을 빛낸 사람들’ 우수 논문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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