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 시간) 미얀마 군인들이 카렌주 미야와디 마을 KK 파크에서 온라인 사기 범죄 단속을 벌이고 있는 모습. 미얀마 군부 제공·뉴시스 |
캄보디아에 이어 미얀마에서도 보이스피싱, 로맨스스캠 사기를 목적으로 취업사기 등이 이뤄져 8000여명이 감금되어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얀마 ‘사기 농장(scam factory)’에서 탈출한 두 사람의 홍콩인 에릭(남·30)과 20대 낸시(여)의 증언을 보도했다.
낸시는 ‘친구’가 태국에서 국경간 구매를 하는 일자리를 추천해 태국을 거쳐 미얀마로 향했다가 불법 농장에서 강제 노역을 당했다. 6개월 만에 탈출한 낸시는 “죽음보다 더 나쁜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낸시는 그곳에서 부유한 고령의 미국인을 표적으로 일확천금의 계획부터 가짜 온라인 연애까지 온갖 방법으로 사람들을 사기치도록 강요받았다고 전했다.
에릭과 낸시는 미국 시간대에 맞춰서 업무 시간이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였으며 사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18시간 이상 길어지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에릭은 사기꾼 한 명당 휴대전화 4대와 컴퓨터 1대가 제공되어 틴더와 틱톡 등 다양한 앱을 사용해 ‘잠재 고객’과 연결하고 표적을 찾았다고 증언했다.
낸시는 의족을 착용한 한 남성이 강제로 노동에 시달리는 모습을 목격했다고도 전했다. 그 남자는 조직원들에게 구타당해 한쪽 다리가 부러졌다는 것이다.
그는 절망감과 혹독한 처벌을 견디지 못한 일부 사람들은 자살했다고도 밝혔다. 구타 외에도 채찍질, 전기 충격 등도 자행됐다.
두 사람에 따르면 탈출을 시도하다 적발된 사람은 피부 화상을 포함한 가혹한 처벌을 받았다고 한다.
에릭은 “한 남성은 의식을 잃을 때까지 피부가 타들어 갔다. 의식을 잃을 때쯤 물을 부어 깨어났다”고 말했다.
에릭은 중개인의 도움과 수많은 논의 끝에 가족이 20만 홍콩달러가 넘는 몸값을 지불한 후에 사기 농장을 떠날 수 있었다.
에릭은 자신이 머물렀던 사기 농장에 약 8000명이 아직 남아 있다고 증언했다.
낸시는 안전 문제 때문에 어떻게 탈출했는지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