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호 대표 7년전 창업전선에
1인가구 겨냥 소형가전 선보여
건조기·음식물 처리기 큰 호응
브랜드 ‘미닉스’ ‘톰’ 성장가도
혁신으로 작년 1150억원 매출
| 앳홈의 가전 브랜드 ‘미닉스’ 제품 라인업.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소형 식기세척기, 음식물 처리기, 무선 청소기, 미니 건조기. 앳홈 제공 |
‘生活問題解決’(생활 문제 해결) ‘顧客價値集中’(고객 가치 집중)
가전 브랜드 ‘미닉스’로 음식물 처리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선점하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 앳홈 대표와 임직원들의 명함 앞뒷면 중앙부에 적힌 철학이다. 회사 가치를 명함에 각인해놓는 경우가 흔치는 않다 보니, 눈길이 한 번 더 갈 수밖에 없었다. 앳홈 관계자는 “홈 라이프스타일 솔루션 기업으로서 브랜드를 문제 해결의 핵심 수단으로 정의하고 고객 신뢰·가치·경험을 최우선으로 삼아 진정성 있는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앳홈은 음식물 처리기뿐 아니라 초음파 리프팅 기기 등 뷰티 기기도 판매하고 있다.
2018년 설립된 앳홈이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게 된 데는 창업자 양정호(32·사진) 대표의 절실함과 판단력이 있었다. 양 대표는 군 복무 전까지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 양 대표는 어떻게 집안 생계를 책임질 수 있을까 하는 고민 속에서 군 복무 시절 새벽과 저녁 시간을 쪼개 100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 휴가 때는 강의를 들으러 다녔다. 그 과정에서 ‘가장 본질적인 문제 해결의 길은 사업’임을 깨닫고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일을 하겠다는 결심을 굳혀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양 대표는 전역 이후 가족이 겪는 공간·위생 문제, 여성들이 시간·비용 제약으로 피부 관리를 받기 힘든 현실을 목격하면서 ‘집에서의 문제 해결’이라는 큰 틀을 정립했다. 이미 잘되고 있는 시장보다는 다른 기업들이 외면했지만 실제 고객은 불편을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철학으로 삼았다. 소비자 입장에서 필요한 제품이 시장에 없거나 시장에 더 나은 제품이 없다면 굳이 그 시장에 들어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앳홈의 대표 가전 브랜드 ‘미닉스’= 앳홈의 첫 브랜드이자 대표 브랜드가 된 미닉스의 시작은 양 대표의 어린 시절 경험과 소비자 데이터 기반의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좁은 주거 환경 탓에 기본 가전을 갖추기조차 어려웠던 현실과 1인 가구 증가·부동산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전이 점점 더 커지고 고가화되는 시장의 모순은 ‘작지만 본질에 충실한 가전’이라는 발상의 출발점이 됐다. 미닉스는 가전 업계의 대형화·프리미엄화 흐름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소형 가구 및 중소형 평형 거주자를 겨냥한 콤팩트 가전을 선보였다.
2021년 4월 출시된 미니 건조기는 무타공·무설치 방식으로 소비자 호응을 얻었다. 이어 선보인 음식물 처리기 ‘더 플렌더’는 한 뼘 크기에도 불구하고 소음과 악취를 혁신적으로 개선해 단숨에 시장 1위에 올랐다. 특히 올해 출시된 전자동 음식물처리기 ‘더 플렌더 PRO’는 지난 3월 사전 판매 라이브 방송에서 30분 만에 1000대가 완판됐다. 4월 GS홈쇼핑 방송에서는 6500대가 매진됐다. 4월부터 월 판매량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며 7월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닉스는 최근 합리적인 가격대의 스테이션 무선청소기 ‘더 슬림’을 출시하고, 미니 김치냉장고 출시를 앞두고 있는 등 카테고리를 급속도로 확장 중이다.
◇뷰티 브랜드 ‘톰’으로 성장 가속화= 앳홈은 가전의 성공을 바탕으로 올해 초 뷰티 기기 ‘톰 더 글로우’를 출시했다. 톰은 ‘정보·시간·비용의 한계’라는 피부 관리 시장의 숨겨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출범한 프라이빗 에스테틱 브랜드다. 대표 제품인 물방울 초음파 기기 ‘더 글로우’는 지난달 GS홈쇼핑 첫 출시 방송에서 준비 물량이 매진되며 1시간 만에 16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137g 초경량 무게, 피부 밀착력을 높이는 110도 각도, 내구성이 뛰어난 헤드 소재로 입소문이 퍼졌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톰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50% 성장했다. 톰은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디자인·기술·품질’ 세 가지 축 실현= 디자인 분야에서는 ‘레드닷’ ‘iF 어워드’를 포함해 국내외 권위 있는 디자인 어워드에서 25개의 디자인상을 받으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자체 디자인 연구소도 설립해 고객 여정을 중심으로 브랜드 경험을 일관성 있게 정교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술 측면에서는 음식물처리기 전문 제조사 플랜테크(옛 포레)를 인수해 자체 생산 역량을 강화했다. 품질 측면에서는 파주에 위치한 퀄리티랩(Quality Lab)을 중심으로 독립적 품질 기준을 수립했다. 해당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전문적인 AS·CS팀을 운영하며 고객 불편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양 대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혁신과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고객에게 선택받는 브랜드, 고객의 행복을 책임지는 브랜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앳홈은 지난해 1150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2월에는 18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