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부과학상 난징대학살 부인 논란
첫 女재무상 발탁… 여성 2명 그쳐
다카이치 총리는 방위상 시절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전 방위상을 내각 2인자 겸 정부 대변인으로 꼽히는 관방장관에, 강제 징용과 독도 같은 과거사 현안에서 역시 우파 성향을 보여온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전 자민당 간사장 겸 전 외상을 외상에 기용했다. 이를 두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총리 때보다 내각이 ‘우클릭’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에도 외상을 지낸 모테기 외상은 당시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 강경하게 대처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터프 니고시에이터’(벅찬 협상 상대)라는 평가도 받았다.
이달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맞붙었던 경쟁자들도 적극 기용해 당내 단합과 국정 안정을 우선시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도 특징이다. 당시 경쟁했던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농림수산상을 방위상으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총무상으로 발탁했다.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가 등장했음에도 여성 장관의 기용은 2명에 불과했다. 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 전 지방창생상이 일본 최초의 여성 재무상, 오노다 기미(小野田紀美) 자민당 참의원(상원) 의원이 경제안보상으로 발탁됐다.
가타야마 재무상 지명자가 재정 확장·금융 완화 정책을 추진할 뜻을 밝힌 다카이치 총리의 뜻을 어떻게 실현할지도 관심사다. 그는 올 3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경제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미국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더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위적인 엔 약세를 통한 수출 증가를 꾀하고 금리 인상을 반대하는 다카이치 총리와 입장 차이를 보인다.
문부과학상에 지명된 마쓰모토 요헤이(松本洋平) 중의원(하원) 의원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중국 난징 시민을 대거 학살한 ‘난징 대학살’이 허구라고 주장한 영화 ‘난징의 진실’(2008년)을 지지하는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강경 우익 성향이다.
다카이치 내각의 국정 운영이 험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자민당, 연정 파트너인 일본유신회는 전체 465석인 중의원에서 각각 196석, 35석을 보유하고 있다. 과반(233석)에 2석이 부족하다. 예산안과 각종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야권의 협조가 필요하다.
연정 내부의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연정을 맺는 과정에서 국회의원 수 10% 축소, 기업·단체의 정치 후원금 폐지 등의 일본유신회 요구 사항을 대부분 수용하자 자민당 일각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각종 강경 우익 정책에 제동을 걸었던 공명당에서 평화헌법 개정 등을 원하는 일본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한층 선명해졌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