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의 핵심은 석연찮은 매도 타이밍이다. 네오세미테크는 2010년 2월 말 분식회계가 적발됐고, 한 달 뒤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민 특검은 이런 문제가 공개되기 직전인 그해 1∼3월 주식을 처분했다. 이 기업 대표 오모 씨가 차명 보유하던 회사 주식 24억 원어치를 매도한 것도 그 즈음이다. 오 씨는 불법 주식 거래 등 혐의로 징역 11년이 확정됐는데 재판에서 “내 주식이 아니라 투자자들 주식을 판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사가 어려워지자 일부 투자자들이 먼저 손 털고 나가도록 했다는 취지다.
민 특검은 오 씨와 고교·대학 동기라고 한다. 2000년 초 투자할 때 고교 동문 20∼30명과 벤처 투자 개념으로 주식을 샀다는 게 특검 측 설명이다. 투자자 중에는 검사 출신 변호사, 전 금감원장 등 고교 동문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민 특검이 오 씨나 주변 동문으로부터 내부 정보를 전해 듣고 주식을 처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만한 정황이다. 민 특검은 지인 소개로 3000만∼4000만 원을 투자했다가 2010년 증권사 직원 권유로 1억3000여 만원에 매도했고, 위법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 직원이 누구인지에 대해선 회사 관계자가 아니라고 할 뿐 구체적인 매도 경위를 밝히지 않고 있다.
네오세미테크는 김 여사도 투자해 수익을 거둔 회사다. 특검은 김 여사를 상대로 주식을 잘 모른다면서 어떻게 이런 회사에 투자했는지 추궁했다고 한다. 그런 논리라면 민 특검에게도 10년간 보유한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될 줄 어떻게 알고 거래 정지 직전에 다 팔았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민 특검은 김 여사 개인 비리는 물론, 매관매직 등 국정농단 의혹 전반을 수사하고 있다. 이 중대한 수사가 신뢰를 받으려면 민 특검이 명명백백히 소명해 시급히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