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가 1% 오를 때 합계출산율이 0.2%가량 낮아지고, 전세가격이 1% 오르면 무주택자의 출산율이 4.5%까지 떨어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교육·주거비 부담이 청년층과 신혼부부의 출산 결정을 직접적으로 억누르는 요인으로 확인된 셈이다.
16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는 이날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2025년 한국응용경제학회-연세대 인구와 인재 연구원 추계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 사교육비·주택가격 상승, 저출산의 한 원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주형환 부위원장에 따르면, 사교육비 1% 증가는 합계출산율을 0.19~0.26%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2007~2023년 기간 동안의 출산율 하락에 대입하면, 전체 출산율 하락이 적게는 15.5%, 많게는 22.3%까지 사교육비 부담 확대와 연계된다.
전문가들은 학령기 자녀를 둔 가정에서 사교육비가 소득 대비 과도하게 늘어나면서 “둘째 이상 출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심리적 압박”이 크다고 지적한다.
● 주택 가격 상승, 출산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주택가격 역시 출산율 하락의 핵심 변수로 꼽혔다.
주택 매매가격이 1% 상승하면 무주택자의 출산율은 3.8% 떨어지고 전세가격이 1% 올라가면 무주택자 출산율은 4.5%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 불안이 결혼·출산 의사 결정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이 수치로 입증된 것이다. 신혼부부나 청년층의 ‘내 집 마련’ 지연이 결혼 연령 상승과 출산 지연으로 이어지며, 저출산 고착화의 악순환을 만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 “데이터 기반 과학적 접근 시급”…정책 전환 필요성 제기
이런 연구결과들은 정책 설계에 있어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접근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주 부위원장은 강조했다.
주 부위원장은 “고용, 교육, 사회보험 등 다차원 행정자료와 인구 패널 데이터를 연계해 결혼·출산 등 개인의 중대한 의사결정 전후의 소득, 고용 및 돌봄환경을 정밀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학계, 현장이 데이터 기반의 정책 생태계 구축에 함께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저출산뿐 아니라 자살 문제도 근거기반 정책설계가 중요한 영역이라며 데이터 기반의 실증적 인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