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中공세-공급과잉 3중고… 車-철강-석화 실적 ‘빨간불’

김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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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5. 오전 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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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 줄어들어
현대차-기아 영업익 1년새 23.5%↓… 3분기만 관세비용 2조4800억 전망
적자 누적된 포스코, 中업체 팔아… 석유화학 빅4도 적자 못 면할 듯
국내 주요 제조업이 미국 관세와 중국발 저가 공세, 구조적 공급 과잉 등 대내외 악재에 직격탄을 맞으며 3분기(7∼9월) 실적 부진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업계는 미국의 25% 관세 부담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었으며, 석유화학업계는 글로벌 공급 과잉 장기화로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14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각 사 실적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4조944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는 영업이익 2조61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1% 급감하고, 기아는 2조3339억 원으로 19.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현대차 44조9216억 원(+4.6%), 기아 27조7136억 원(+4.5%)으로 합산 72조635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증가하는데 손에 남는 이익은 줄어드는 양상이다.

자동차업계의 수익성 악화 배경에는 미국 관세가 자리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4월 한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후 본격적으로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증권가는 현대차와 기아가 3분기에만 합계 2조4800억 원의 관세 비용을 떠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분기(1조6000억 원)보다 55% 증가한 규모다. 재고 물량으로 버틸 수 있었던 2분기와 달리 3분기부터는 관세 영향이 온전히 실적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철강업계도 실적 전망이 좋지 않다. 포스코홀딩스는 매출 17조7483억 원(전년 대비 3.1% 감소), 영업이익 6589억 원(11.3% 감소)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누적된 적자로 포스코는 7월 중국에서 운영하던 장자강포항불수강을 매각하는 등 비상 경영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1131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515억 원)보다는 나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중국의 과잉 공급 구조가 해소되지 않아 지속적 실적 개선은 불투명하다.

석유화학 빅4의 경우에도 LG화학(5216억 원)과 금호석유화학(854억 원)만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1321억 원, 한화솔루션은 1156억 원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LG화학의 영업이익 급증도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호실적 덕분으로 석유화학 부문 자체는 450억 원 적자가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제조업이 미국 관세, 중국 공급 과잉, 내수 부진이라는 3중고에 직면해 있다”며 “정부가 통상 불확실성 완화와 규제 개선, 내수 부양책 등으로 경제 회복 모멘텀을 확보해야 하고, 기업들도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원가 절감 등 내부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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