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독재 맞선 ‘철의 여인’… “모든 민주화 운동에 주는 상”

김윤진 기자
입력
수정 2025.10.11. 오전 2:30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2025 노벨상] 노벨평화상에 베네수엘라 마차도
野지도자로 마두로-차베스에 항거… “권위주의 득세속 자유 수호” 평가
“‘反마두로’ 트럼프와 노선 같아… 트럼프가 보복 안할 인물” 분석도
《노벨 평화상에 ‘독재 저항’ 베네수엘라 마차도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가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베네수엘라 국민의 민주적 권리를 증진하기 위한 노력, 독재에서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달성하기 위한 투쟁 업적을 인정받았다.》


“나의 노벨 평화상 수상은 모든 민주화 운동에 수여된 것이다.”

10일(현지 시간)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가 로이터통신에 밝힌 수상 소감이다. 그는 2013년 집권 후 거듭된 부정 선거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 맞서 반(反)정부 시위를 이끈 공로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의 수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마두로 정권의 독재와 마약 밀매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에 각종 제재를 가했다. 또 재집권 후인 지난달에만 세 차례 카리브해 공해에서 베네수엘라 마약선을 공습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 같은 행보가 자신에 대한 정권 교체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벨 평화상 수상을 강하게 원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은 불발됐지만 그의 반(反)마두로 노선에 동참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가 상을 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발 수위 또한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영국 BBC 또한 “노벨위원회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분노를 사거나 보복을 유발하지 않을 인물을 평화상 수상자로 선택했다”고 논평했다. 다만 스티븐 청 미국 백악관 공보국장은 X에 “노벨위원회가 ‘평화’보다 ‘정치’를 택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 마차도 “반드시 승리할 것”

독재에 맞서 거리에 선 마차도 올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세 번째 임기가 시작되기 전날인 올해 1월 9일 수도 카라카스 도심에서 마두로 정권의 부정 선거와 독재를 규탄하고 있다. 카라카스=AP 뉴시스
노벨 평화상을 주관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이날 오슬로에서 마차도를 올해 수상자로 발표하며 “베네수엘라 국민의 민주적 권리 증진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독재에서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이루기 위한 투쟁”을 선정 이유로 밝혔다. 마차도는 1980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면역학자 바루 베나세라프에 이은 베네수엘라의 두 번째 노벨상 수상자 겸 최초의 평화상 수상자다.

특히 노벨위원회는 “우리는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더 많은 권위주의 정권이 폭력에 기대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며 “베네수엘라 정권의 강압적인 권력 유지와 국민 탄압은 드문 일이 아니다. 이런 권위주의자들이 권력을 장악할 때, 자유를 수호하며 저항하는 용감한 인물들을 인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차도는 이날 노벨위원회와의 통화에서 “국민을 대표하여 영광과 감사를 전한다”며 “우리는 아직 목표(민주주의 승리)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반드시 승리(prevail)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수상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맙소사(Oh my god!)’라는 단어를 세 번이나 외쳤다.

● 반차베스-마두로 시위 주도

마차도는 1967년 수도 카라카스에서 철강기업 ‘시벤사’를 소유한 부유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세 아이의 엄마로 평범한 삶을 살았지만 2001년 우고 차베스 당시 대통령의 독재에 항거하고 선거를 감시하는 시민단체 ‘수마테’ 설립을 주도했다. 당시 “‘총알’보다 ‘투표 용지’를 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1∼2014년 국회의장을 지냈다. 특히 2012년 1월 국정연설을 실시하던 차베스 전 대통령을 향해 “일방적인 산업 국유화로 국민 재산을 강탈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유시장 경제를 중시한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를 존경한다고 줄곧 밝혀 왔다.

차베스 전 대통령의 후계자인 마두로 대통령은 2013년 집권 후 내내 반대파 탄압, 물가 상승 및 화폐 가치 하락, 강력범죄 증가 등으로 비판받고 있다. 특히 국제사회는 그가 2018년 재선, 지난해 삼선 모두 사실상 부정선거를 통해 집권 연장을 했다고 보고 있다.

마차도는 지난해 7월 대선 당시 야권의 대선 후보로 뽑혔다. 마두로 정권은 그가 미국과 밀착한다는 이유로 15년간 피선거권을 박탈했다. 그를 대신한 야권 대선 후보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르티아는 대선 직후 마두로 정권의 탄압을 피해 스페인으로 망명했다. 마차도는 신변 위협에도 고국에 머물며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다. 현재 모처에서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세계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