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팔고 위안화 사는 中수출기업들…"강세 기대"

방성훈 기자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9월 518억달러어치 순매도…2020년 이후 최대
위안화 강세 기대에 수출대금 환전 기업 늘어
“미중 갈등 국면속 위안화 안정성 유지에 긍정적”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기업들이 달러화 자산을 빠르게 처분하고 있다.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서다.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 데이터를 인용해 중국 은행들이 지난 9월 수출업체·수입업체·해외 투자자 등을 대신해 팔아치운 외화 순매도액이 518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0년 12월 이후 월간 기준 최고액으로, 위안화 가치 상승세 및 무역수지 개선에 대한 시장의 낙관적 기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에선 수출 호조세와 더불어 국내 자산으로의 자금 복귀 움직임이 빨라지며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지난 20일 기준 7.12위안 수준으로 하락하며 1년 만에 저점을 찍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꿘 거 아시아 리서치 총괄은 “무역 결제에서 순외환 흑자가 가시화하고 있으며, 외화 유입이 늘어 위안화를 지탱하고 있다”며 “수출기업들의 환전 속도도 뚜렷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중국 기업들의 달러화 매도·위안화 매입 움직임은 미국과의 관세 갈등 국면에서도 위안화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무역 부문에서의 달러화 매도 증가는 9월 수출 회복세와 맞물려 있다. 전월대비 수출액이 6% 이상 증가하며 제조업 수주와 고용지표가 개선됐고, 그 덕분에 기업들이 수출대금을 일부 환전해 위안화로 전환하는 비율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이 일부 이탈했으나, 실물 무역에서의 외화 유입이 이를 상쇄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달러당 7.00위안선에 근접할 경우 수출업체들의 환전 규모가 수천억달러로 확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의도적으로 강세 유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례로 인민은행은 지난 17일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7.0995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1년 만에 가장 강한 수준으로, 사실상의 환율 방어 전략인 동시에 위안화 평가절하를 억제하려는 정책적 신호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당시 “위안화의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인민은행의 이 같은 환율정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움직임에 반발해 100% 추가 관세를 경고한 시점과 맞물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협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11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최대 15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언급했던대로 현행 55%에 100%를 더하겠다는 의미다.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도 위안화 강세를 유지하는 것은 경기 불안 속에서도 통화가치를 안정시켜 대내외 신뢰를 회복하고 자본유출도 억제하려는 전략적 조치로 평가된다. 블룸버그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고시환율을 상향 조정하고 있어 수출업체들의 환전 비율이 연말까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