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4.5일제 해봤더니…" 기업도 가정도 달라졌다

황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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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3. 오전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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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지난 7월부터 도내 기업 대상 시범사업 시행
가족과의 시간 증가, 자기개발 투자 등 호평 이어져
사업주 "구성원들 행복하면 생산성 내려갈 일 없어"
김동연 "생산성과 워라밸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다"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아이랑 보낼 시간이 많아졌어요.” 용인시 소재 기업 ㈜셀로맥스 사이언스에 근무하는 A씨는 지난 7월 주4.5일제 도입 이후 가장 달라진 점으로 가족 관계를 꼽았다.

이전에는 칼퇴(오후 6시 퇴근)를 해도 집에 도착해 씻고 저녁도 따로 먹어야 해 아이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주4.5일제 도입 후 시차 출퇴근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A씨는 “이제는 저녁을 먹고 함께 숙제를 하거나, 놀아주면서 아이와 관계가 한층 더 가까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락 셀로맥스 사이언스 총괄사장은 “구성원들이 행복하고 즐거우면 생산성이 내려갈 일은 없다고 본다. 이 변화에 살아남지 못하는 기업이라면 어차피 도태되는 기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2일 셀로맥스 사이언스를 방문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직원들에게 주4.5일제 도입 후 달라진 생활상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경기도)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주4.5일제 시범사업 두달 여, 참여 기업 임직원의 얼굴은 한층 밝았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2일 셀로맥스 사이언스를 방문해 기업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동연 지사는 “여기가 모범기업으로 4.5일제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하셔서 여러분들 삶에 변화가 있는지 보려고 왔다”며 “저는 앞으로 4.5일제가 일반화되고 그걸 징검다리로 주4일제까지 갈 수 있는 시대가 올 거라고 본다. 4.5일제 해도 워라밸 충분히 유지하면서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손에 잡히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가 대한민국 최초로 경기도가 4.5일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제 직관으로는 생산성과 워라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며 “마침 새 정부도 일부 시범사업을 한다고 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선제적으로 참여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셀로맥스 사이언스는 2014년에 설립된 건강기능식품·화장품 제조기업으로, 전체 직원 54명 중 약 67%가 20~30대 청년층이다. 이 기업은 지난 7월부터 경기도 주 4.5일제 시범사업 기업으로 선정돼 주 35시간제를 운영하며 시차 출퇴근제 등 청년 친화형 근무 문화를 조성하고 있으며, 주 4.5일제 도입을 계기로 근무 환경에 대한 인식 개선과 장기근속이 가능한 일터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주4.5일제 장려금과 근태관리시스템 및 정착컨설팅 2회, 일하는 방식 개선 컨설팅 2회 등의 지원을 해왔다. 김동연 지사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직원들과 주 4.5일제 시행 이후 변화와 근무 만족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직원들은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는데 5시에 퇴근을 하면 해가 있는 상태에서 산책을 해줄 수 있어서 삶의 질이 나아졌다”, “자기개발을 할 시간이 생겨 꽃꽂이 수업도 듣고 필라테스로 건강관리도 하게 됐다”는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김성락 총괄사장은 “경기도에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 재택근무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 지사는 “사회 전체적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행복하고 즐겁게 일하는 사회가 된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구조적인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이렇게 활용하게 되면 가족의 행복뿐만 아니라 쓸데없는 노동, 헛된노동도 없어질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좋은 벤치마킹 케이스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주4.5일제 시범사업장인 셀로맥스 사이언스를 방문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임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경기도)
한편, ‘2025년 경기도 4.5일제 시범사업’은 기업이 노사 합의를 통해 △주4.5일제 △주 35시간제 또는 36시간제 △격주 주4일제 △혼합형 중 하나를 선택해 근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임금 삭감 없는 선택형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건강한 노동환경을 조성하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뒷받침하는 것이 목적이다.

앞서 1, 2차 모집을 통해 선정된 경기도 내 기업 중 104개 기업과 1개 공공기관이 시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선정된 기업에는 노동자 1인당 월 최대 26만원(주 5시간 단축 기준)의 임금 보전 장려금이 지원되며, 기업당 최대 2000만원 한도에서 △무 프로세스·공정 개선 컨설팅과 근태관리시스템 구축 지원 등 생산성 향상 지원도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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