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패키지의 균형 잡힌 구성에 중점”
트럼프 방한 앞두고 관세·환율·AI 산업 협상 가속[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한국과 미국이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투자 약속을 놓고 통화스와프보다는 투자 구조 설계에 집중하고 있다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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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통화스와프가 전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고, 필요하더라도 소규모로 체결될 수 있다”며 “핵심은 자금 조달 방식의 균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음 주 한국 방문을 앞두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각각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구 부총리는 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 외환시장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현재 내부적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도 대규모 자금이 ‘선집행’될 경우 외환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원화 약세와 관련해 “최근의 원화 약세는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데 따른 시장 불안이 반영된 것”이라며 “관세 문제가 해결되면 이런 불확실성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 부총리는 “미 재무부는 원화 가치 하락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조치라는 의혹을 제기하지 않았다”며 “미국 측은 한국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시장 개혁과 관련해 정부는 원화의 24시간 거래체계를 도입해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핵심 조건 중 하나다.
이어 “기술 분야에서는 단순히 예산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 딥테크 등 혁신기술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며 “이러한 투자가 고령화, 저출산, 부채비율 상승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또 “정부의 58% 부채비율 전망은 모든 혁신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이라며 “혁신 사업의 10%만 성공하더라도 고대역폭 메모리(HBM)급의 기술 돌파구를 통해 생산성과 성장률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