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송환 피의자 범죄수익만 '93억원'…체포 후 허위진술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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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로맨스스캠팀·검찰사칭 금융사기팀 등으로 분류
항공권 마련해 현지로 직원 끌어들이고 여권 빼앗아
경찰, 국내 폭력조직과 캄보디아 조직 결탁정황 조사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들이 소속됐던 범죄조직이 중국인과 한국인 총책 아래 93억원 이상의 범죄 수익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일 오후 충남경찰청에서 사기 혐의로 수사받는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들이 충남 홍성 대전지법 홍성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충남경찰청이 수사 중인 범죄조직은 총 200명 규모로 중국인 1명, 한국인 2명이 총책을 맡아 조직을 이끈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일당이 지난해 4월부터 벌어들인 범죄수익금은 확인된 것만 93억 5000여만원에 달하며 피해자 수는 110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인 조직원은 약 90명, 나머지는 중국인 등 외국인 약 100명으로 구성됐는데 데이터베이스(DB) 및 입출금을 관리하는 CS팀·로맨스스캠팀·검찰 사칭 전기통신금융사기팀·코인투자리딩 사기팀·공무원 사칭 납품 사기팀 등으로 나눠 범행이 이뤄졌다.

이들 중 총책과 인력모집책들은 인터넷이나 텔레그램에 ‘고수익 알바’ 홍보 글을 올리거나 개인적인 인간관계를 이용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접근하며 조직원들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모집책들은 상대가 이를 수락하면 캄보디아로 출국하는 항공권을 마련해 주고 공항으로 마중 나가 숙소로 데려온 뒤 여권을 회수하기도 했다.

내부에서는 지각, 근무 태만 등 행위에 벌금이 부과됐으며 외출할 때는 사진을 찍어 팀장에게 수시로 보고해야 했다. 소통은 텔레그램으로 이뤄졌는데 매일 실적을 보고했다가 결과가 나쁘면 조직원을 질책하고 이 과정에서 폭행과 전기고문이 자행됐다.

피해금은 제3자 명의의 대포계좌를 사용했으며, 수익은 기본급 2000달러에 인센티브는 범죄수익의 8%를 기준으로 각종 벌금을 공제하고 매달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에서 탈퇴할 때는 호텔·인터넷 사용료 등 명목 금액의 2배를 내게 했으며 휴대전화를 초기화시켜 조직원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했다. 또 일부 조직원이 검거되더라도 조직 전체를 향한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가명을 사용하도록 하고 사진 및 영상 촬영 등을 금했다.

경찰은 중국인 총책이 범행을 위해 직책과 팀을 구성하고 사무실 등 시설을 마련하는 등 통솔체계를 갖췄다는 점에서 이들이 사기범죄단체를 조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외곽에 위치한 한 범죄단지 건물 내부에 생활흔적이 남아있다. (사진=연합뉴스)
피의자마다 범행에 가담한 기간은 달랐으며 이른 경우는 지난해 4월부터 현지에 체류하며 범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40여명은 지난 7월 캄보디아에서 온라인스캠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현지에서 체포된 뒤에도 이들 대부분은 “가구 공장에 알바하러 왔다. 억울하다”며 거짓 진술하며 귀국을 거부했으며 일부는 인적 사항도 허위로 진술했다.

경찰은 일부 피의자들로부터 팀장급 조직원이 “혐의에 대해 끝까지 부인해야 무죄로 풀려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큰일 난다”며 “가구공장에 일을 하러 갔다가 잡혔다고 말하면 다른 팀장이 밖에서 돈을 주고 우리를 풀어줄 것이다”라고 종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지난 18일 송환된 이들은 20일 모두 구속됐으나 총책과 일부 관리자들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캄보디아 범죄 조직이 국내에 있는 조직폭력배와 결탁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피의자들은 오는 27일까지 검찰에 송치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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