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질서정연…자리 경쟁엔 실랑이도
‘자전거’ 금진데…공원 안 ‘라이더’들도 보여
경찰·시·한화 측 안전관리에 1만여 명 투입[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박원주 염정인 수습기자] 27일 오후 7시에 시작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5’를 앞두고 서울 여의도 일대에 100만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와 주최 측도 안전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낮부터 여의도 일대 교통은 통제됐고, 한강공원 주변에서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대여와 탑승도 제한되고 있다. 시민들은 몰리는 인파와 자리 잡기 경쟁으로 안전사고를 우려하면서도 현장에서 차분히 질서 안내에 따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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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찾은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3번 출구 앞. 주황색 조끼를 입은 한화 측 안전관리요원은 2m 쯤 간격을 두고 공원으로 향하는 시민들의 질서를 유지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들은 사람들이 섞이지 않도록 우측통행을 유도했고, 갑자기 멈춰 서서 넘어지는 등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이동하라고 당부했다. 덕분에 몰려드는 시민에도 덜 혼잡한 모습이었다. 한 경찰 기동대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별 문제가 없다”며 “멈추지 않도록 이동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한강 변으로 갈수록 많아지는 인파에 길은 더 좁아졌다. 길목마다 배치된 경찰과 한화 측 관계자들은 “우측 통행해주세요” “계속 걸어주세요”라며 이동을 유도했다. 도보에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아 길을 막지 않도록 관리하기도 했다. 인도가 아닌 잔디로 시민을 안내하던 한화 측 요원은 “도보 구역에는 아예 자리를 까는 게 안 된다”며 주의를 주기도 했다.
대체로 시민들은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아이를 동반한 시민들은 수시로 자녀에게 조심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6살, 8살 아이와 함께 온 신형호(47)씨는 “아이들이 길을 못 찾고 잃어버릴까 놀이터 앞으로 자리를 잡았다”며 “절대 눈을 안 떼려고 하고 있다. 아이들 키도 작고 어린데 인파가 정말 많이 몰릴 걸 알기 때문에 집에 갈 땐 1시간 정도 늦게 나갈 계획이다”고 했다.
불꽃이 잘 보이는 ‘명당’을 찾기 위한 자리 싸움도 치열한 만큼 곳곳에서는 작은 충돌도 있었다. 조금이라도 앞쪽에서 보기 위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돗자리를 깔거나, 구조물 위에 자리를 마련하는 이들도 있었다. 오전 8시부터 자리를 잡은 최모(38)씨는 도보까지 돗자리를 펴 이를 제지하는 한화 측 안전요원과 실랑이를 벌였다. 최씨는 “1시까지 있었는데 갑자기 자리를 빼라고 하면 이제 어디 가서 자리를 잡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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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한강공원 주변을 포함해 내부에서도 자전거 등 PM은 탑승이 금지됐다. 여의나루역 주변으로는 안전 요원이 배치돼 자전거나 전동킥보드를 타는 시민에게 ‘내려서 도보로 이동하세요’라는 주의를 줬다. 하지만 공원 내부에는 헬멧을 쓴 채 자전거를 탄 라이더도 보였다. 6살 아이와 함께 온 박지희(42)씨는 “인공하천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자전거 무리가 무섭게 지나가서 놀랐다”며 “아이에게 조심시킬 생각이다”고 했다.
각종 안전사고를 비롯해 100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최 측인 한화와 경찰, 서울시는 수천 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경찰은 지난해보다 1000명 증원한 3448명을 동원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장을 포함해 4개 경찰서장과 기동단장을 권역별 책임자로 지정해 안전사고 예방에 나선다. 서울시도 지난해 대비 안전 인력을 13% 늘린 상태다. 행사장 주변 17개 역사에는 평시 4배 이상의 306명 안전요원이 배치됐다. 한화그룹은 구역별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임직원 봉사단 1200여명과 함께 3700명에 달하는 안전 관리 요원을 투입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이날 현장을 미리 찾아 행사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서울시로부터 불꽃 축제 안전관리 종합 대책을,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지하철 안전 대책 등을 보고받은 김 총리는 “행사가 끝나고 모든 국민이 무사히 귀가하는 순간까지가 안전 관리의 완성임을 명심하고,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