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장관 “전직 국가 원수 지위·위협 고려”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프랑스 제5공화국 역사상 처음으로 교정시설에 수감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교도소 안에서도 경호원들의 신변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21일(현지시간)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파리 시내 상테 교도소에 수감될 때 두 명의 경호원이 동행했으며, 이들이 그의 수용실과 인접한 감방에 배치됐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랑 누네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22일 유럽1 방송 인터뷰에서 “전직 국가 원수는 그 지위와 그에게 가해질 수 있는 위협을 고려해 보호 조치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교도소 내에서도 이 조치가 유지되고 있다”고 사실상 확인했다.
그는 “물론 그는 다른 시민과 다를 바 없지만, 사르코지 전 대통령에게는 보다 중대한 위협이 존재한다”며 “결정이 내려졌고 즉시 시행됐다”고 설명했다.
파리 14구에 위치한 메종 다르렛 드라 산테(산테 교도소) 전경 |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측근들이 대선 자금 조달을 위해 리비아 당국에 접촉하는 것을 묵인한 혐의(범죄 공모)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21일 상테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는 다른 수감자들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교도소 내 격리 구역의 9㎡(약 2.7평) 규모 독방에 수용됐다. 수감 전 발표한 성명에서는 “나는 무죄이며, 어떤 특혜나 호의도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교도소 내에서도 경호원이 배치됐다는 보도에 대해 “위협 평가는 내무부의 전속 권한 사항”이라며, “전 대통령의 안전은 극히 민감한 사안으로 더 이상 언급하기 어렵다”고 일간 르몽드에 밝혔다.
그의 변호인 중 한 명인 장미셸 다루아 변호사도 LCI 방송에서 “이런 사례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내무부와 교정당국이 독자적 판단으로 필요한 조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교정당국이 절대적인 ‘위험 제로’를 보장할 수는 없다”며 “사르코지의 경우 그 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수감된 첫날 밤, 다른 수감자들이 그의 잠을 방해하려 상스러운 말과 고함을 쏟아내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영상 속에서 한 수감자는 “오, 사르코! 일어나!”라고 외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BFM TV에 따르면, 수사 당국은 해당 영상을 검증한 뒤 교도소 내 질서 교란 혐의로 수감자 3명을 구금하고, 휴대전화 2대를 압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