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보다 높은 자동차관세 트럼프에 적극 언급
원화 약세는 “협상 진행에 따른 불확실성 반영”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통화스와프 체결보다는 투자 구조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23일 기재부에 따르면 구 부총리는 전날 공개된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한국 외환시장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상황에 대응할지 논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후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리조트에서 열린 APEC 구조개혁장관회의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영종도=임세준 기자 |
구 부총리는 베선트 장관을 비롯한 미국 정부가 3500억달러 선불 투자로 한국 외환시장이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직접투자·대출·보증이 혼합된 균형 잡힌 투자의 구성을 협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구 부총리는 전했다.
구 부총리는 미국의 전액 선불 투자 요구와 관련한 재정적 안전장치, 즉 통화 스와프가 필요할지는 이 ‘구조’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스와프가 필요할지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는 전적으로 어떻게 투자가 구성될지에 달렸다”며 “아예 필요 없을 수도 있고 소규모로 체결될 수도 있다”고 했다.
구 부총리는 또 한국산 자동차가 일본산(15%)에 비해 25%의 높은 관세를 적용받고 있는 불리한 상황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에게 적극적으로 언급했다고 밝혔다.
최근 원화 약세 현상에 대해서는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불확실성을 반영한다고 본다”며 “관세 문제가 해결되면 불확실성은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관세협상의 불확실성 속에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훌쩍 웃돌고 있다. 이날 새벽 2시 달러-원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종가 대비 3.20원 오른 14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432원 안팎으로 뉴욕장에 진입한 달러는 구 부총리의 발언에 반응하며 1428.50원까지 내렸으나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구 부총리는 한국의 초혁신경제 구축을 위해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 딥테크 산업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통해 고령화와 저출생, 국가부채 증가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49.1%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2029년 58%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지출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변혁적 기술에 집중해 투자하고 있다”며 “일부만 성공하더라도 채무 비율은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