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돌반지를 진열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국제 금값이 최근 급등세를 멈추고 2013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은과 백금 가격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그렇다면, 금값은 장기적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갈까. 이번 금값 하락의 주된 이유는 단기 차익실현으로, 장기적으로는 금 가격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5.7% 하락한 온스당 4109.1달러로 마감했다. 전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하루 만에 급락한 것으로, 이 같은 낙폭은 2013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은값의 하락폭은 더 컸다. 12월 인도분은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7.2% 떨어진 온스당 47.45달러를 기록했다. 백금 역시 12월물 선물 기준 8% 급락했다.
이번 금·은값 하락은 최근 급등으로 인한 과열 우려 속에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데다 내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무역 긴장 완화 기대감이 커지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진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미 달러 강세로 인해 다른 통화 보유자 입장에서 금의 상대적 가격 부담이 커진 점도 낙폭을 키웠다.
뿐만 아니라 세계 2위 금 소비국인 인도에서 최대 힌두교 축제인 ‘디왈리’가 끝나고 결혼 시즌이 시작되면서, 금 구매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점도 수요 약세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올들어 금값 가격은 약 60%나 치솟으며 지속적인 랠리를 이어왔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 증가, 미 달러화에 대한 의구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무역전쟁 우려 등이 맞물리며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스탠다드 차타드의 스키 쿠퍼 애널리스트는 “올들어 금속 가격이 급등한 만큼 최근의 매도세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최근 투자자층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시장이 기술적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골드바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연합뉴스 |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금값이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21일(현지시각) 금 가격은 온스당 4115달러로 전일 대비 5.5% 하락했다”며 “일간 금 하락폭은 팬데믹 기간이던 2020년 8월 이후 가장 컸다”고 밝혔다.
다만, 박 연구원은 “금과 은 가격 급락에도 금과 은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 금리인하와 양적긴축 중단에 따른 달러 약세 전환 가능성을 감안할때 유동성 흐름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국을 위시한 중앙은행 금 수요 확대도 장기 금 가격 랠리를 지지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