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다 ‘유튜브’ 중독” 혀 끌끌 찼는데 ‘반전’…알고 보니, 더 좋다? [지구, 뭐래?-Pick]

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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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지구의 선택 <픽(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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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죄다 고개 숙이고 스마트폰만 본다”

‘독서의 계절’이라는 별명이 무색한 대중교통 풍경. 대부분이 제각기 다른 전자기기를 쥐고,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종이책을 펼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반전이 있다. 지금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도래한 텍스트힙(텍스트(Text, 글)와 힙(Hip, 멋있다)을 합성한 신조어)의 시대.

언뜻 전자기기를 보는 것 같은 이들도 ‘독서’를 즐기고 있을지 모른다. 바로 전자기기로 볼 수 있는 ‘전자책’ 소비가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시민들.[123rf]


책은 ‘종이’로 봐야 제맛이라는 인식도 여전하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전자책은 더 친환경적인 독서 문화에 해당한다.

종이책과 달리 탄소배출량이 거의 ‘0’에 가깝기 때문.

종이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벌목을 피할 수 없다. 이밖에도 가공 및 생산·폐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배출량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신간으로 출간된 책만 7000만부 이상. 신간 제작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량만 한국인 약 2만명이 1년간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

서울의 한 서점에서 수험서를 고르는 시민. [연합]


헤럴드경제가 기후테크 기업 오후두시랩에 의뢰해, 재생용지가 사용되지 않은 일반 종이책(300페이지 분량)을 만들고 폐기하는데 따른 탄소배출량을 추산한 결과, 1권당 약 3.04kg의 탄소가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 생산과 폐기 단계에서의 탄소배출량만을 산출한 결과다. 책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배출량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고려하면, 실제 책 소비에 따른 탄소배출량은 1권당 3㎏, 그 이상으로 추산된다.

인쇄용지.[헤럴드DB]


카페에서 흔히 쓰이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생산하고 폐기하는 데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총 66g.

300페이지 분량의 종이책을 하나 소비하는 것이, 46개의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소비하는 것과 유사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찾은 시민이 베스트셀러를 고르고 있다.[연합]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독서 문화는 빠르게 쇠퇴했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지난해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등을 계기로 ‘텍스트힙’ 열풍이 불며, 기존 관념을 뒤집고 있다. 쇠퇴하던 독서 문화가 반등하고, 관련 시장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

책 생산도 늘었다. 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신간으로만 총 7212만5640부의 책이 발행됐다. 이는 2023년에 비해 2.7%가량 증가한 수치다. 주요 서점 5사의 매출도 지난해 기준 4.1%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은 가운데 4일 오후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2023년을 알리는 많은 책들이 진열되어 있다. 이상섭 기자


지난해 나온 신간, 즉 7000만권이 넘는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총 21만9262톤(일반 종이책 300페이지 기준)의 탄소가 배출돼야 한다. 이는 한국인 2만명이 연간 배출하는 탄소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출판업계 또한 재생용지 사용 비율 증대, 친환경 잉크 도입 등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벌목 등으로 지구 자원을 사용해야 하는 한계는 극복하기 힘든 상황이다. 초과인쇄와 반품 등에 따른 자원 손실도 이어지고 있다.

전자책 리더기를 사용하고 있다.[유튜브 채널 ‘가전주부’ 갈무리]


이에 대안으로 ‘전자책’ 문화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된다. 전자책은 종이책과 달리, 생산 과정에서 특별한 원료가 들지 않는 데다 유통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배출량도 ‘0’에 가깝다. 특별한 폐기 과정이 동반되지도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일각에서는 전자책 소비를 위해 ‘전자책 리더기’를 구매하는 것 자체로도 탄소배출량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오후두시랩 분석 결과, 통상적인 사양의 전자책 리더기를 생산·폐기하는 데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49.4㎏. 종이책 16개 분량에 불과하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한강 소설 ‘소년이 온다’가 진열돼 있다.[연합]


전력 사용량 등을 고려하더라도, 리더기를 구매한 후 20개 이상의 전자책을 읽을 경우 더 친환경적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 아울러 기존에 소유한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통해 소비하는 경우 탄소배출량은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다.

전자책 문화 또한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성인 중 1년에 1권 이상 종이책을 읽은 비중은 32%, 전자책은 19.4%로 집계됐다. 2019년에 비해 종이책 경험률이 19.8%포인트 감소한 반면, 전자책 경험률은 2.9%포인트 늘었다.

특히 20대의 경우 전자책 경험률이 58.3%로 2019년에 비해 20%포인트가량 크게 늘었다. 심지어 종이책 경험률(47.4%)에 비해서도 높은 것으로 집계돼, 전자책 문화가 이미 보편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자출판(전자책·웹툰·웹소설 등) 시장 또한 지난해 주요 13개사 매출이 12.2% 증가했다.

서점.[게티이미지뱅크]


이수연 오후두시랩 연구원은 “종이책의 경우 폐기 과정에서 소각될 경우, 제작 과정과 유사한 수준의 탄소가 배출된다”며 “소유한 책의 경우 폐기하고자 한다면, ‘종이류’로 분류해 재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향후 전자책 소비를 시도해 보는 것만으로도 친환경 전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후두시랩은 기업, 제품, 도시, 개인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관리하는 통합 플랫폼 그린플로(Greenflow)를 운영하고있다. 이를 이용해 제품 생산·유통 등 경제활동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을 측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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