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하루에 6채가 팔렸어요” 동탄, 갭투자 수요로 ‘활활’ [부동산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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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2. 오후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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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효과 옮겨붙은 동탄…“90%가 갭투자 문의”
“내년엔 20억 간다” 매도자들은 매물 회수
“규제지역·토허구역 시간문제, ‘일단 사자’ 빗발쳐”


경기도 화성시 오산동에 위치한 동탄역롯데캐슬의 모습. 윤성현 기자


“지난주 내내 매물 상담하다가 목이 쉬어버렸어요.
매물이 나오는 족족 보지도 않고 사 가려고 해서 제가 되레 말리는 지경이에요”
동탄역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헤럴드경제=윤성현·서정은 기자] ‘10·15 부동산대책’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경기도 동탄 지역 아파트 값이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책 발표 이전부터 상승 흐름을 타던 동탄은 규제를 비껴가자 ‘전세 끼고 매매’에 나서려는 수요자들로 집값이 밀려 올라가고 있다.

“14억에 파실거죠? 했더니 5000만원 더 받겠다”


21일 찾은 동탄 일대 아파트 단지 공인중개업소들은 ‘매수하겠다’는 방문객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화성시 오산동에 위치한 동탄 대표 단지 동탄역롯데캐슬 65㎡(이하 전용면적)는 9월 23일 13억3000만원(48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20여일 만에 최고가가 바뀌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4억원에 내놨던 65㎡ 매물을 찾는 이가 있어 집주인에게 전화했더니 그 자리에서 5000만원을 더 올리고 결국 14억 5000만원에 팔렸다”고 전했다. 그 후에는 아예 매물이 사라졌다. 집주인들이 “내년엔 더 올라서 20억원을 넘길 것”이라며 매물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15일 대책 발표 이후 실수요·투자 목적을 나눌 것 없이 많은 문의가 쏟아졌다”며 “체감상 90% 이상은 갭투자를 위한 문의였고, 절반 가량이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었다”고 했다.

그는 “65㎡ 기준 전세가가 6억5000만~7억원선에 형성돼 이제는 갭투자를 하려 해도 최소 7억원 이상의 자기자금이 필요하다”며 “주민들 사이에서 동탄이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제에서 빠진 것이 의외라는 반응”이라고 했다.



“언제 규제 적용받을 지 몰라서 일단 사두지”


특히 소형 평형대의 인기가 두드러지고 있다. 오산동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수요가 많은 소형 매물은 이미 3월 이후 대부분 소진됐다”며 “규제 전까지 소형 평형 매물만 찾던 매수자가 규제 발표 직후 그나마 상승폭이 적은 84㎡ 저층 매물로 눈을 돌려 매수하는 사례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B공인중개소 대표는 “언제 규제가 적용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일단 사두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동탄역롯데캐슬과 동탄대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와 동탄역시범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 등 주요 단지들도 일제히 호가가 치솟았다.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84㎡는 규제 직전인 9월 30일 13억3000만원(5층)에 거래됐지만, 현재 고층 매물은 15억원이 넘는 가격대에 매물이 형성돼있다.

또 다른 대장 단지인 동탄역시범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 84㎡ 역시 이달 13일 12억8000만원(25층)에 거래된 이후, 현재 14억5000만원선까지 호가가 상승했다.

B공인중개소 대표는 “주민들은 동탄이 규제지역에서 제외된 이유로 행정구역상 ‘구’로 분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규제 대상에 들어가는건 시간문제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화성시는 아직 일반구가 없으며, 2026년 2월부터 동탄구를 포함한 4개 구가 신설될 예정이다. 이에 내년 초에는 동탄이 공식적으로 ‘구’로 지정되면 곧바로 규제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정부는 10·15 대책에서 서울 25개구 전역과 경기 남부 12개구 등 구 단위로 규제대상 지역을 정했다.

화성시 산척동에 위치한 중흥S클래스에듀하이의 모습. 윤성현 기자


‘동탄역’ 신축 말고 전반으로 오름폭 확산


현재 동탄 집값은 오산천 동쪽에 위치한 ‘동탄2신도시’ 신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오름폭이 커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GTX-A 노선이 지나는 동탄역 일대인 오산동과 청계동 아파트 단지 일대가 가장 뜨겁다.

동탄은 본래 서울 출퇴근이 불편하다는 평가가 많았던 지역이었지만, 2024년 수서역에서 동탄역을 잇는 GTX-A 노선이 개통한 이래 인기가 급상승했다.

하지만 이 열기가 최근 동탄 내 비(非)역세권 지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동탄역과 거리가 있는 산척동 역시 최근 매물을 보러오는 부동산 방문객이 급증하며 거래가 활발해졌다.

산척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대표 단지인 중흥S클래스에듀하이의 경우 지난 18일(토요일) 하루에만 6건의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며 “이달 들어 거래가격이 꾸준히 오르며, 83㎡가 4일 7억18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한 뒤 현재 호가가 7억5000만원까지 상승했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수원 장안구까지 규제지역으로 지정됐으니, 광교에 가려던 사람은 동탄에 갈 것”이라며 “집값이 오르지도 않았는데 규제에 적용된 노도강이나 수원 같은 경우 반발을 하는 반면, 동탄 등 규제를 피한 지역엔 풍선 효과가 생기는 게 예정된 수순”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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