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상승률은 SK그룹 1위…31.08%% 급등
한화·네이버 등 상반기 주도·수혜주는 부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7월 29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 신동윤 기자 정리]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900조원을 돌파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인공지능(AI) 투자 기대감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주가 상승세를 견인하면서 그룹 전체 몸값이 불과 한 달 만에 100조원 넘게 불어났다.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조만간 1000조원 고지를 밟을 가능성도 나온다.
21일 코스콤 정보단말기에 따르면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의 전체 시가총액은 907조92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112조8562억원(14.09%) 증가한 수치다. 그룹 시총이 9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룹 내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삼성전자의 시총은 같은 날 577조1646억원으로, 한 달 전(471조7951억원)보다 105조원 넘게 증가했다. 반도체 가격 반등과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확대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3분기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실적 개선 기대가 강화되며 외국인 매수세도 지속되는 모습이다.
임수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수율 확보에서 경쟁사를 치고 나갈 수 있는 시기로 판단한다”며 ““내년 예상 BPS에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 2.0배를 적용해 목표주가를 14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SK그룹 전체의 시가총액은 461조953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31.08% 급등한 수치다. 주요 그룹사 가운데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제품 확대와 AI 반도체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면서 평가가 빠르게 올라가는 흐름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같은 기간 9.52% 증가한 191조6125억원으로 집계됐다. 한미 관세 협상의 진전이 이뤄지면서 자동차 등 소외주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한미 관세가 최종 15%로 인하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우상향하는 모습이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당 기업의 이익 추정과 목표주가를 기존에 대미 관세율 25%를 가정해 산출해왔다”며 “향후 관세율이 15%로 인하될 경우 2026년 예상 영업이익은 13조1000억원으로, 기존 추정치 대비 2조4000억원(222%)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를 반영한 조정 목표주가는 27만8000원으로, 기존 대비 7% 상향 조정된다”며 “현 시가 기준으로도 상승 여력이 있으며, 향후 밸류에이션 할인율 축소가 동반될 경우 주가 상승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상반기 주가가 크게 올랐던 그룹 중 일부는 이달 들어 조정을 받았다. 한화그룹 시가총액은 122조2375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771억원 줄었다. 방산, 원전, 조선 관련 종목의 급등으로 상반기 큰 폭으로 올랐지만 최근엔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 종목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19일 종가 기준 102만2000원으로 ‘황제주’ 반열에 올랐지만, 20일 기준 97만4000원으로 한 달 새 4.69% 하락했다.
네이버도 같은 기간 시가총액이 2조1959억원 줄어든 39조9189억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 주가는 연초 이재명 정부의 인공지능(AI) 정책 수혜 기대감에 29만5000원까지 반등한 뒤 박스권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달 25일에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간 주식교환을 포함한 협력 추진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장중 27만원까지 올랐으나, 합병 비율 산정 및 금융당국 인허가 등 절차적 변수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며 이내 25만원선 아래로 다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