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만에 -15%. 상투 끝 최고점에 물렸네요”…‘12년만 최대 급락’ 金 랠리 뒤늦게 올라탄 개미 눈물 [투자360]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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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2. 오전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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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금값이 너무 빠른 속도로 치솟길래 더 늦지 않은 시점에 투자하려 뛰어들었는데요. 그게 최고점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애초에 금 가격이 장기 우상향할 것이란 분석을 보고 장투(장기 투자)하려고 마음 먹긴 했지만, 제가 산 금액을 최고점으로 조정세가 강하게 오니 씁쓸하네요.” (직장인 A 씨·30)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오며 치솟던 금값이 급락세로 돌아서며 확연한 조정 국면에 들어선 모양새다. 국제 금값이 21일(현지시간) 1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데다, 그 여파로 국내 급 가격도 22일 하루에만 7% 넘게 급락하면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0분 현재 한국거래소(KRX) KRX금시장에서 1kg 금 현물(99.99%)의 g당 가격은 전날 종가(20만8920원) 대비 1만430원(4.99%) 하락한 19만849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13일 g당 금 가격이 20만원 선으로 올라선 뒤 7거래일 만에 19만원대로 내려 앉은 것이다.

이날 장중엔 전 거래일보다 1만5820원(7.57%)이나 내려선 19만31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금 시장에서 g당 금 가격은 지난 15일 장중 23만92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닷새 만에 무려 16.38%나 떨어졌다.

국내 금값이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국제 금값에 비해 국내 시세가 더 비싼 ‘김치 프리미엄’도 축소되는 추세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괴리율은 5.25%로 줄었다. 불과 2거래일 전이던 지난 17일 기준으로 김치 프리미엄은 11.40%에 달했다.

국내 금값이 가파르게 우하향 곡선을 그린 이유로는 국제 금값이 21일(현지시간) 6% 넘게 급락한 게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21일(현지시간)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1시 45분 현재 온스당 4115.26달러로, 전장 대비 5.5% 하락했다. 장중 한때 6.3% 내린 4082.03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3년 이후 일간 기준 최대 하락률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높아지는 가운데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장에서 금 현물 가격 한 때 온스당 3160달러(약 466만 원)까지 오르며 또다시 최고치를 갱신했다.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임세준 기자


금 선물 가격도 급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4109.1달러로, 전장 대비 5.7% 내렸다.

국제 금 가격은 랠리를 지속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60% 가까이 상승해왔다. 전날에도 현물 기준으로 온스당 4381달러선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금값이 단기간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해온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이 3분기 호실적을 이어감에 따라 투자심리가 회복된 게 안전자산 선호심리 약화로 이어지면서 단기적 차익 실현 성격의 매도세를 촉발했다.

주요 금 매수 주체인 인도가 최대 힌두교 축제 ‘디왈리’를 맞아 휴장한 것도 이날 유동성 부족에 따른 하락 요인을 제공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금속정보업체 키트코 메탈의 짐 위코프 선임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노트에서 “이번 주 들어 개선된 시장의 위험선호 심리가 안전자산 귀금속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국제 은 현물은 이날 같은 시간 전장 대비 7.6% 급락한 온스당 48.49달러에 거래돼 낙폭이 더욱 컸다. 백금 가격도 5%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연방정부 일시적 업무중단(셧다운)으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중단됐지만, 미 노동통계국은 당초 발표가 예정됐던 10월 15일보다 9일 지연된 24일 CPI 지표를 발표한다고 공지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높아지는 가운데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장에서 금 현물 가격 한 때 온스당 3160달러(약 466만 원)까지 오르며 또다시 최고치를 갱신했다.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금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임세준 기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28∼29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가운데 CPI는 향후 통화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은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의 실질금리가 하락할 경우 금값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금시세 상승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올해 들어서만 60% 가까이 올랐던 까닭에 일부 조정을 받았을 뿐 상승 흐름 자체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주부터 미국과 중국의 표면적인 무역갈등이 완화되며 그렇다 할 재료가 부재한 가운데 차익실현 매물과 저가매수 수요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고점 부담과 랠리 기대가 혼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일부 급등한 자산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이 나타나고 있음은 일단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금과 은에 대한 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에 따른 실질금리 하락, 다양한 불확실성 리스크, 화폐가치 하락에 대비한 투자전략으로 지칭되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중국을 위시한 중앙은행의 금 수요 확대 등이 장기 금 가격 랠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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