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성 논란’ 지적된 BNK 회장 인선

입력
수정 2025.10.22. 오후 5:21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BNK금융 1일 임추위 구성 16일까지 후보접수
추석연휴 제외시 실 접수기간 4일 불과
국감서 깜깜이 의혹·절차적 특이 제기
이찬진 금감원장도 작심 발언 이어가
“예의주시 중, 문제 있으면 수시검사”
지주회장이 이사회에 ‘참호 구축’ 지적
BNK금융은 후보 롱리스트 확정 임박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유혜림·김벼리 기자] BNK금융그룹(이하BNK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을 두고 국회와 금융당국에서 투명성 논란이 제기돼 주목된다. ‘깜깜이 인사’ 지적과 함께 절차상 특이점에 따른 수시검사 검토도 예고됐다. 나아가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나 3연임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도 언급돼 BNK금융과 함께 내년 3월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둔 주요 금융그룹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BNK금융의 차기 회장 인선과 관련해 “상황과 절차적으로 특이한 점이 많이 보여 계속 예의주시하며 챙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BNK금융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깜깜이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 문제가 있다고 수긍한 것이다. 박 의원은 “BNK금융이 차기 회장 후보군 접수를 시작했지만 추석 연휴를 제외하면 실제 접수할 수 있는 기간은 4일에 불과했다”면서 “금융지주 회장의 선출 절차가 깜깜이로 진행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BNK금융 이사회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임추위를 구성하고 지난 16일까지 후보자 접수를 했다. BNK금융 측은 지난 13일에서야 보도자료를 내고 차기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절차에 나섰음을 알렸다. 짧은 후보자 접수 기간을 두고 일각에서는 빈대인 현 회장의 경쟁자를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원장은 “내부 형식적 절차의 적법성은 있을지 모르겠다”면서도 “문제의 소지가 있으면 수시검사를 통해 문제점을 바로잡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짧은 후보 접수 기간 등 회장 선출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금감원이 직접 검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국회와 금융당국에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BNK금융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 더욱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BNK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내부 당연직 후보군과 외부 추천 기관 2곳에서 꼽은 전직 BNK금융그룹 임원, 다른 금융사 임원 출신 인사들로 최고경영자(CEO) 상시 후보군을 관리해왔다. 내부 후보로는 빈대인 현 회장과 방성빈 부산은행장, 김태한 경남은행장,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 등이 포함됐다. 외부 후보군은 안감찬 전 부산은행장이 거론된다. BNK금융 임추위는 이번 주 차기 회장 후보군 확정을 목표로 회의를 준비해왔지만, 전날 국감 여파로 일정이 변동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BNK금융 임추위는 10월 현재 상시 후보군을 대상으로 지원서를 접수 중 이라고 밝혔다. 정영석 임추위원장은 “최고경영자 후보 추천은 BNK금융그룹 경영승계 계획에 따라 최고 수준의 공정성과 투명한 절차를 통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원장의 국감 발언을 보면 금융그룹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는 “지주회장이 되면 이사회를 자기 사람으로 구성해 일종의 참호를 구축하는 분들이 보인다”면서 “이렇게 되면 오너가 있는 제조업체나 상장법인과 다를 바 없게 되고 금융사의 고도의 공공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 원장은 이러한 부작용을 예의주시하며 필요시 제도 개선을 논의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실제 지난 8월 취임 당시부터 기업의 공정한 거버넌스(지배구조) 체계 마련을 강조해 왔다. 이 원장은 “지배구조 모범 관행 가이드라인을 업권별로 시행하고 있다”면서 “그 가이드라인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강하기 위해 이번에도 은행 라인을 통해 지주회사에 대해 공통적으로 연임이나 3연임과 관련해선 내부 통제 등을 강화하라는 방침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빈대인 회장과 함께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달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11월 말 ‘숏리스트(압축 후보군)’을 추린 뒤 12월 초 사외이사가 모두 참여하는 최종 확대 회추위에서 최종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 후보는 이사회의 적정성 심의를 거쳐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승인된다.

우리금융은 아직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시작하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다음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본격적인 차기 회장 선임 일정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의 ‘지배구조 모범 관행’에 따르면 금융지주나 은행은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위해 임기 만료 최소 4개월 전 절차 개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임추위는 자격요건 등을 고려해 후보군을 선정하고, 2개월 이상 검증을 걸쳐 최종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한다. 이후 이사회 결의를 거쳐 내년 3월 정기주총을 통해 확정된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