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전자파가 낫다”…전문가 ‘당장 바꾸라’ 경고한 주방 필수품

나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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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1. 오후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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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매일 사용하는 가스레인지가 자동차 배기가스에 버금가는 유해물질을 배출한다는 이유로 주방에서 하루 빨리 퇴출하라는 전문가의 당부가 나왔다.

강상욱 상명대 화학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 ‘의사친’에서 “가스레인지를 켜는 것만으로도 일산화탄소와 이산화질소 같은 유해물질이 발생한다”며 “미국 화학협회조차 가스레인지 대신 전기레인지를 사용하라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하루 이틀 사용하는 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매일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몸이 망가질 수밖에 없다”며 “여성 폐암 환자의 약 90%가 비흡연자인데, 의학계는 주된 원인으로 주방 문화를 지목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급식 종사자 10명을 대상으로 한 폐 건강 검사 결과 30%가량이 폐 이상 소견을 받았다. 대부분 하루 8시간 이상 가스레인지 앞에서 일하는 이들이며, 젊다고 예외가 아니었다.

가스레인지의 주연료인 메탄가스는 연소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산소가 부족해지면 일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강 교수는 “일산화탄소 측정기로 재보면 경보음이 울릴 정도로 농도가 높다”며 “주방이 개방돼 있어 치사량에 이르진 않지만, 후드를 켜도 코로 흡입되는 양이 적지 않다”고 경고했다.

또한 800~1300도에 달하는 고온에서는 공기 중의 산소와 질소가 반응해 이산화질소가 발생하는데, 강 교수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다를 바 없는 물질을 매일 들이마시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이어 “가스레인지가 위험하냐 전기레인지가 위험하냐고 묻는다면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다. 가스레인지가 훨씬 더 위험하다”며 “차라리 전자파를 맞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스레인지를 당장 교체하기 어렵다면 요리할 때 반드시 창문을 열어야 한다”며 “한쪽만 열면 소용이 없고, 최소 두 곳 이상을 열어 공기 흐름을 만들어야 유해물질이 희석된다”고 조언했다.

다만 전기레인지 교체는 비용이 상당하고, 조리 방식 특성상 가스 사용이 불가피한 업종도 많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벽이 높다. 이에 따라 “환기와 안전수칙 준수가 당장의 현실적 대안”이라는 목소리가 함께 나온다.

한편 미국 화학협회는 2017년 실험을 통해 가스레인지의 유해물질 배출을 공식 확인하고, “전기레인지로 교체하라”는 입장문을 냈다.

이에 캘리포니아주는 가스레인지 신규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주정부는 신규 판매 금지 법안을 발의했고, 현재 관련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캘리포니아와 뉴욕에서는 가스레인지를 구매하거나 판매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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